난치 미만형 위암 악성화 기전 최초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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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 미만형 위암 악성화 기전 최초 규명

  • 박진옥 기자
  • 승인 2020.12.09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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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양미세환경 물리적 강성도 증가에 의한 YAP 발현 조절

종양 미세환경의 물리적 인자(세포기질의 강성도 증가)가 암세포의 악성화를 촉진하는 분자후성유전학적 원인으로 규명됐다. 이는 향후 미만성 위암에 대한 새로운 항암 치료 전략 수립에 방향을 제시할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외과학교실 정재호 교수 연구팀과 KAIST 김필남 교수, 최정균 교수 연구팀은 학제간 융합연구를 통해 암세포가 위치한 종양의 미세환경적 요인이 악성화에 끼치는 영향을 규명함으로써 종양학 연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생체 재료를 활용해 인간의 종양미세환경과 유사한 위암 실험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단단해진 종양 기질 미세 환경에 따른 위암 세포의 악성화 메커니즘을 살폈다.

종양미세환경이란 종양 내에 존재하는 암세포, 암의 형성 및 진행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주변 조직세포(면역세포, 섬유아세포, 혈관세포 등) 및 이를 구성하고 있는 세포외기질물질(Extracellular Matrix)을 총칭한다.

연구 결과, 강성도가 증가된 종양 기질 내에서는 암세포의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유도되면서 DNA 탈메틸화가 나타나고, 종양 단백질로 잘 알려진 YAP(Yes-associated protein)의 발현이 증가돼 악성화가 촉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성 종양 기질에서는 암세포의 YAP 발현량이 물렁한 조직에 비해 평균 7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단단하게 변성된 종양 기질을 다시 물렁한 조직으로 변화시킬 경우, 악성화된 위암 세포에서 역전현상이 일어나 침윤과 같은 악성도가 감소되고 항암제에 반응하는 세포로 변화함을 확인했다.

김필남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공학적인 기술들을 활용해 인체와 유사한 종양미세환경을 구현하는 암모델을 제작할 수 있어 가능했다”며 “향후 인체 질병을 모사한 공학적인 기술들은 더욱 발전할 것이며 이를 이용할 경우 암의 물리적 치료와 같은 혁신적인 치료법의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재호 교수는 “치료가 어려운 난치 미만성 위암의 악성화를 촉진하는 원인을 암세포 자체의 변이가 아닌 종양기질의 물리적 특성과의 상호작용에 기인함을 규명한 최초의 성과”라며 “위암뿐만 아니라 다양한 암종에서 유사한 병태생리적 기전에 의해 발생하는 경성암에 대한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종양 기질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장민정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Nature Biomedical Engineering(IF 18.952)’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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