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한심하고 바보스러운 늪에 빠졌다...빠져 나올 비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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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한심하고 바보스러운 늪에 빠졌다...빠져 나올 비법은?

  • 이말순 편집위원
  • 승인 2024.02.18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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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소한 실수를 한 순간에는 제 자신이 얼마나 한심하고 바보스러운 지 미칠 것 같아요.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생각에 꼬리를 물고 더 힘들어져요.

그 힘든 터널에서 빠져나올 방법은 없을까요?

 

누구나 실수를 하지만 어떤 사람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반면 어떤 사람은 극도의 수치를 느낀다. 타인에게는 자비롭지만 유난히 자신에게만 과도한 잣대를 대는 사람은 양심적으로 보일수도 있지만 실은 상처가 많은 사람이다. 인간은 태어날 때 지극히 불완전한 존재로 태어났기에 당연히 실수를 하게 되어 있다. 단지 그 실수를 했을 때 양육자의 양육 반응에 따라 존재의 가치를 느낄 수도, 없을 수도 있다. 문제는 이미 다 커버렸는데 지나간 부모를 탓해서 무엇이 도움이 될까. 어찌 보면 그 부모도 받지 못하고 모르고 한 행동인 것을,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여러분은 입안에 맴도는 침의 역할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침은 소화효소가 들어있다. 또한, 입안에 침이 부족하면 구강 건조증 등으로 구내염이나 충치가 생기기도 한다. 그만큼 침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하다. 하지만 여러분의 입안에 있는 침을 글라스에 그득 차도록 뱉어놓고 난 다음 다시 마시라고 해봐라. 자신의 침인데도 마셔보라는 언어에 순간 구역질이 날 것이다.

인간이 끊임없이 하는 생각은 언어로 되어있다. 언어는 그 상황을 간단하게 개념화하는 역할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그 생각의 도구인 언어가 사람을 힘들게 한다. 언어가 주는 개념은 그 상황에서 아주 일부일 뿐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잊고 산 것이다.

그래도 문뜩 생각나는 단어가 나를 힘들게 한다면 우선 생각은 생각일 뿐이라고 알아차려야 한다. 생각하는 나를, 관찰하는 내가 바라보는 것이다. 그래도 그 언어가 꼬리를 물고 나를 붙잡고 늘어진다면 그 단어를 빠르게 반복적으로 1분 이상 떠들어본다.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예를 들어 하얗고 고소한 우유를 반복해서 소리를 질러봐라. 우유유유유유유유....... 어느 순간 하얗고 고소한 우유가 아니라 그냥 우유유유유유유유라는, 아주 시시한 의성어만 남게 된다.

다시 한 번, 바보라는 생각이 떠올랐다면 바보바보바보바보바보바보.... 우스깡스러운 의성어만 남게 된다. 한심도 마찬가지다. 한심한심한심한심.... 그저 그런 의성어로 남게 된다. 때론 우리의 생각이 만든 언어가 아주 가벼운 의성어에 불과해지는 현상을 경험해보는 것도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모습은 이제 더 이상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한 어린아이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인정받아야만 사는 존재도 아니다. 당신은 지금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멋진 존재라고 확신을 해야 한다.

드라마를 볼 때 그런 생각이 들곤 했다. 의외로 주연배우보다 더 이쁘고 잘생긴 조연배우를 볼 때가 많다. 물론 드라마에서 꼭 주연만 중요하다 라는 의미로 지적하는 말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주인공 친구 역할을 하는 사람은 왜 그런지 더 매력이 없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게 보이는 극적 역할이라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평생 조연만 하는 잘생기고 이쁜 배우는 왜 그럴까. 자신에 대한 확신 없어 보인다면 매력이 없어 보이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닐까. 지금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사람만이 멋진 삶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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