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이증, 귀 재건 수술 통해 "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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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이증, 귀 재건 수술 통해 "완치"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4.01.2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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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안암병원 성형외과 박호진 교수
고려대 안암병원 성형외과 박호진 교수

올해로 12살이 된 A양은 얼마 전 처음으로 가족들의 목소리를 또렷하게 들었다. 소이증을 갖고 태어난 A양은 청력 손실이 심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많았다. 귀의 모양도 작아 머리를 묶거나 마스크를 쓸 때도 늘 어려움이 따랐는데, 얼마 전 귀 재건 수술을 통해 일상을 회복했다.

소이증은 선천적으로 귀의 크기가 정상보다 작거나 형태가 없어 귀 모양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질환이다. 태아가 자라면서 귀의 생성점 부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안면 기형 질환으로 신생아 7천~8천 명 중 한 명 정도의 유병률을 보인다.

대부분 소이증은 한쪽 귀에서 나타나지만, 전체 환자의 5%는 양쪽 귀에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귀의 모양만 없는 경우, 귀에 기능적 문제가 생겨 청력에 손실이 발생한 경우, 반안면 왜소증을 동반한 경우 등 여러 가지 형태로 발병한다. 생명에 큰 지장을 주는 질병은 아니나 귀의 외형이 또래 친구들과 다르거나 소리를 잘 듣지 못해 일상에서 겪는 불편함이 크다.

귀의 모양만 없는 경우에는 귀 재건 수술을 통해 치료한다. 다양한 수술 방법이 있으나 가슴 연골을 떼어 귀 모양으로 조각하고 결손 부위에 이식해 귀를 만들어 주는 방법이 보편적으로 활용된다. 수술은 총 2~3회로 나누어 진행되며, 연골이 귀 모양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을 때 수술이 권장된다. 완치까지는 1년 반 정도의 기간이 소요된다.

청력 손실이 있다면 청각재건수술과 재활을 병행한 치료가 필요하다. 외이도 성형술을 통해 막힌 외이도를 열거나, 골전도 보청기 이식술로 뼈로 소리의 진동을 전달해 들을 수 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합한 수술법이 선택되며, 지속적인 청각 재활을 통해 청력을 개선해야 한다.

반안면 왜소증이 동반된 소이증은 턱관절을 중심으로 광대뼈 일부가 정상적으로 발육하지 못해 안면 발육부전이나 얼굴 비대칭을 유발한다. 귀와 얼굴 뼈의 성장은 연관돼 있어 많은 소이증 환자가 반안면 왜소증을 동반한다. 한쪽 얼굴이 작거나 삐뚤어져 수술이 필요하나, 귀 주변 혈관 변이가 많아 재건술의 위험도가 높다.

최근 고려대 안암병원 성형외과 박호진 교수는 연구 'Vascular variation of temporoparietal fascia in microtia associated with hemifacial microsomia'를 통해 국내 최초로 설립된 고려대 안암병원 귀 성형센터에서 치료를 받은 10세에서 16세 사이의 반안면 왜소증 동반 소이증 환자 47명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반안면 왜소증을 동반한 소이증 환자 61.7%가 측두두정근막(Temporoparietal fascia) 혈관에 변이가 있으며, 하악이 발달하지 않을수록 혈관 변이가 생길 확률이 높다는 것을 규명했다. 또한, 정상 혈관이 측두두정근막에 혈류를 공급할 때 외경동맥에서 시작되는 것과 달리 변이된 혈관은 후이개 동맥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밝혔다.

​박호진 교수는 "측두두정근막은 귀 재건 수술 시 피부 이식에 사용되는 조직으로 혈관 변이가 생기면 수술 중 혈관 손상의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라며, "반안면 왜소증이 동반된 소이증 환자는 귀 재건술 중 혈관이 다치는 경우가 많아 수술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소이증 환자들이 보다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수술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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