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은 공공재...공공재 무너지면 후진국 일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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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은 공공재...공공재 무너지면 후진국 일순간"

  • 최수연 기자
  • 승인 2023.11.01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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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헌제 신약조합 전무이사, 신약개발 국가 로드맵 없어...바이오헬스혁신위 역할 기대

“저출산 고령화 시대, 국가 노동생산성 제고 핵심 단서를 제공하고 국가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신약개발은 그 자체로 공공재다. 공공재가 무너지면 후진국으로의 나락은 일순간이다. 공공성이 큰 공공재적 성격의 신약개발에 국가 차원의 로드맵이 없다는 사실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최근 출범한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가 국가 신약개발 전략기구(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줄 것을 간절히 소망한다”

조헌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연구개발진흥본부장(전무이사)은 어제(31일) 진행된 기자단 간담회에서 국내 신약개발 현안을 공유하며 “대한민국은 제약기업의 전략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냈다.

조 전무이사는 “미국통계에 따르면 하나의 신약이 제공하는 1인당 의료비 절감 효과는 14만원에 달하고, 사망률 및 질병 발생률을 줄여 저출산 고령화 시대 노동생산성 저하 속도를 줄이는 핵심 단서 제공은 물론 약 3만7천명~4만2천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입증했다”면서 “미국은 방위고등연구계획국 차원에서 신약개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자국민의 안보를 도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신약개발 주요 성과를 언급했다. 우리나라는 1999년 이후 36개 신약개발에 성공, 22개 품목이 미국 FDA 인허가를 획득하는 한편 2010년 이후 15개 품목이 미국, 유럽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1989~2020년 국내 기업의 글로벌 기술수출 규모는 424억117만달러에 달하며 매년 10조 이상의 기술수출 성과를 보이고 있다.

2018년 4분기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술수출 데이터에 따르면, 수출 총량은 중국이 단연 선두였으나 기술의 가치는 한국이 가장 높았다. 이는 국내 제약기업의 R&D 집념에서 비롯된 것이다. 작년 국내 10대 주요기업의 R&D 투자 비율은 매출액의 10~20% 이상을 투자, 투자 총액은 1조3천억 원에 달했다.

조헌제 전무이사는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은 채 10%도 되지 않은 경우도 많다. 없는 살림을 쪼개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는데 정작 국가는 손을 놓고 있다. 일례로 작년 국내 상장사(64개사)의 전체 R&D 투자 규모는 2조 이상인 반면 정부 지원금은 1130억원에 불과했다. 전체 바이오 시장에서 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70%다.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70% 정도의 지원이 투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70% 지원이 필요함에도 5~7%의 지원은 제약 바이오 산업특성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조 전무이사는 “반도체나 자동차 전기 전자 등 전통적 산업군과는 달리 바이오는 제품 하나 탄생을 위해 수십~수백의 특허가 필요하다. 따라서 누군가 협력을 중재하고 조율해야 새로운 혁신으로 옮겨갈 수 있다”면서 “오픈 이노베이션이 꼭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내 신약개발 활성화를 위한 주요 현안으로 △기업의 R&D투자 한계 △국가신약개발 로드맵 부재 △국가 R&D투자 저조 △기업의 R&D투자 유인을 위한 조세/약가지원 한계 등을 언급하며, 이의 해결을 위한 신약개발 컨트롤타워로서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의 활약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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