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때는 그 말 못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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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때는 그 말 못했을까?

  • 이말순 편집위원
  • 승인 2023.10.15 1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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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는 왜 그 말을 못했을까 하는 후회를 자주해요.

밤새 잠을 못자고 억울해하는데 또 비슷한 상황이 생기면 똑같이 말을 못해요.

왜 그럴까요.

제가 바보인가요?”

 

이런 경우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참아서 못한 경우도 있지만, 그때는 그 말이 떠오르지 않아서 못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참아서 못한 경우에는 이 말을 하면 상대와 사이가 멀어질까봐 염려가 돼서 못하는 경우지만 이번 사례는 두 번째에 해당한다.

그럼 지금 사례 당사자는 바보라서 그럴까요. 아니다. 지극히 정상이다. 단지 자신의 불안한 감정 상태에서 그 순간 벗어나지 못하고 사로잡힌 탓이다. 이런 상황은 정상 인간 뇌에서 벌어지는 생리적 현상이다.

 

인간은 흥분이나 불안 등 감정상태가 고조되면 감정 관리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편도체가 활성화된다. 그렇게 되면 합리적인 판단이나 의사결정 역할을 하는 전전두엽의 기능이 축소된다. 쉽게 말해서 편도체와 전두엽의 역할은 반비례 관계라고 이해하면 쉬울 것이다. 결론적으로 화 또는 불안이 클수록 전반적인 전두엽의 기능은 축소되기 때문에 평소에 알고 있는 지식도 떠오르지 않는다. 주변에서 화가 난 상태에서 행동을 하면 문제 해결은 커녕 더 악화되는 일이 이런 원리에서 벌어지는 것이다.

또한, 인간의 호르몬은 위기 상황에서(사람마다 간극이 있지만) 처음에는 대적하기 위해 긴장하지만 너무 위험하다고 느끼면 도주를 하게 된다. 하지만 너무 끔직한 위험에 직면하면 얼어버리는 현상이 벌어진다. 이 또한, 생존을 위해서 우리 신체는 자연스럽게 작동하는 현상이다. 하지만, 과도하게 작동해버리면 일상 생활에 지장이 오고 상처가 생긴다.

 

이번 사례의 내담자는 위기 상황이 닥치면 금세 얼어버리는 다미주신경이 작동하는 사람이다.

이 내담자는 그럼 평생 포기하고 살아야 할까.

다행히 노력을 하면 벗어 나는 방법도 있다. 평소에 자신의 감각을 알아차리는 마음챙김 훈련이 필요하다. 웬 감각 훈련이냐고? 모든 감정은 감정만으로 끝나질 않는다. 감정에는 그에 따른 신체 감각의 변화가 뒤따른다.

예를 들어 화가 나기 시작하면 약간 가슴이 뛰기 시작하고 얼굴이 달아오르고 이를 악 물게 되고, 어깨가 경직되는 등등. 이런 감각의 차이는 사람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다. 자신만의 감각을 확인하고 평소에 자신의 신체에서 오는 신호를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런 알아차림은 하루아침에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길을 걸을 때 내 발바닥에 닫는 느낌을 알아차리고 내 볼을 스치는 바람을 알아차리고 머리카락이 당겨오는 아픔을 알아차리고.... 온몸의 순서대로 스캔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여기서 조심할 것은 과민해지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단지 있는 그대로를 느끼라는 것이다. 기꺼이 느끼라는 것이다.

지금 당신이 알아차림을 하고 있다면 과거 후회의 순간도 아니고 미래 걱정을 하는 불안 상태가 아닌 현재에 와 있다는 증거이다.

지금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지는 순간, ! 내가 지금 불안하구나. 불안할만하지 자신을 위로하고 지지해줘라. 그러는 사이에 내 몸은 좀 더 편안하게 이완이 될 것이다. 복식 호흡 같은 이완훈련을 겸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당신이 자신의 감정을 인지한 순간 이미 최고점을 내려서 내려가는 순간이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은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당당하고, 배려있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본인의 가치에 맞는 상대를 향해 해야 할 행동이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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