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란 참으로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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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란 참으로 어렵다.

  • 이말순 편집위원
  • 승인 2023.10.14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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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하지만 마음이 유독 여린 직장인 A씨는 너무 참담한 상황을 경험했다고 털어놓았다.

평상시 유독 챙겨주었던 부하직원이 저의 등에 칼을 꽂았어요.

이유는 나보다 더 높은 상관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였지요.

제가 얼마나 부하직원을 감싸주었고,

어려운 일도 대신 해준 적도 많았는데…….

제가 상관하고 대립관계에 서자, 저보다 힘이 센 저의 상관과 손을 잡아 버린 것이죠.

저와 경쟁관계에 있는 상관이 저를 미워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진짜 속이 상한 것은 누구보다 믿었던 부하직원의 배신이었어요.”

 

입장 바꾸어 생각하라는 말은 사실 쉽지 않다. 세상은 나에게 잘하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며, 나에게 손해를 끼치거나 나쁘게 대하면 나쁘다고 자동적으로 인지하게 만든다. 생존을 위해. 생존을 역행한다는 것은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

직장인 A씨는 회사 구조적인 역할에서 자신과 부하직원과의 관계를 어찌 보면 가족관계 처럼 밀착된 관계로 생각해 잘해줬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받는 것에 대해 당연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고마워하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내색하지 않는 이상 부하직원은 A씨에 대해 부채 같은 것은 원래 없었을 가능성이 높다. 부하직원 입장에서는 자신 앞에 벌어진 상황에서 좀 더 유리한 선택을 했을 뿐이라고 여겼을 것이다. 하지만 A씨는 밀착된 관계로 여겼기에 그에 따른 기대치도 높았고, 그래서 실망도 큰 것이다.

 

관계란 참으로 어렵다. 관계의 원칙이 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그래도 정리를 해본다면, 건강한 관계를 위해서는 우선 주고 받는 것이 동등해야 한다. 물건을 사는 등의 일시적인 관계에서는 적절한 물건 값을 주고받으면 끝이지만 지속적인 관계에서는 단기나 중장기 관점에서 주고받는 것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일방적으로 주는 관계는 결국 허탈감을 경험할 것이다. 두 번째, 서로의 개방적인 정도가 비슷해야 한다. 한사람은 자신의 속내를 다 털어놓는데 다른 사람은 그렇지 못하다면 오래가기 힘들다. 왜냐하면 결국 다 털린 사람은 언젠가는 허전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 관계에서는 미래 예측 정도가 균형을 이루어야한다. 한 사람은 행동이나 말의 예측이 가능한데 다른 사람은 그렇지 못하다면 신뢰가 무너져 결국 관계는 힘들어진다.

A씨는 부하직원과 균형적인 주고받기가 아니었다. 내가 잘해주면 상대도 잘하겠지 라고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한 것이다. 개방성에서도 아마 일방적으로 자신의 고충을 부하직원에게 털어놓으면서 위안을 받았을 것이다. 세 번째 상대에 대한 예측 정도에서 착오를 일으킨 것이다.

A씨의 부하직원과 일방적인 관계는 결국 스스로에게 상처만 준 것이다. 부하직원은 상사 입장에서 입장 바꿔 생각하는 것은 애초에 필요 없었다고 여겼을 것이다. 직장 생활의 목표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면서 수입을 얻는 것이 가장 우선한다. 때론 일방적인 기대가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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