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9일 "귀의 날" 전문의 통한 정확한 진단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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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9일 "귀의 날" 전문의 통한 정확한 진단 필수

  • 최수연 기자
  • 승인 2023.09.0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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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이과학회, 제57회 귀의 날 맞아 ‘대국민 귀 건강’ 포럼 개최
어지럼증과 난청 주제로 최신 정보 제공...국민 귀 건강 유지 염원

9월 9일은 ‘귀의 날’이다. 숫자 9의 ‘구’와 ‘귀’가 발음이 비슷하고, 9의 모양이 사람의 귀 모양과도 비슷하다 하여 제정된 날이다. 2022년 제56회 귀의 날을 맞아 첫 번째 ‘대국민 귀 건강 포럼’을 선보인 대한이과학회는 올해도 어지럼증 및 난청을 주제로 최신 치료정보를 제공하며 국민의 귀 건강 유지를 염원했다.

8일, 대한이과학회(회장 최재영)가 준비한 제57회 귀의 날 ‘대국민 귀 건강 포럼’에는 학회 소속 전문의들이 연자로 나서 △어지럼증과 관련한 귀 전문의사에 요구되는 사회적 역할을 소개하고 △다양한 난청 치료에 있어 청력검사 당위성을 설명했다.

‘어지럼증의 최전선 첨병으로서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김민범 강북삼성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어지럼증 진료의 핵심은 정확한 진단으로, 어지럼증 전문의사를 만나 적절한 진단을 받고 치료하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인체가 평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눈을 통한 △시각계, 머리 위치나 움직임의 변화를 속귀(내이)의 전정기관을 통해 받아들이는 △전정계, 팔다리의 감각을 통해 자세 변화를 받아들이는 △체성 감각계 등 세 가지 분류의 자극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 중 하나라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 인체의 균형은 깨지고 어지러움을 느끼게 된다. 또 정신과적 불안, 심혈관계 기능의 문제나 자율신경계의 문제, 심리적인 원인, 약물 등도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질환 중 가장 흔한 빈도는 내이의 전정기관 문제로, 대략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이석증(양성 체위성 돌발성 현훈),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 등은 대표적인 귀와 관련된 어지럼증 질환으로, 각각의 질병마다 특징적 증상과 징후들이 있어 어지럼증 전문의사에게 처음부터 제대로 진단받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라는 제언이다.

두 번째 연자로 나선 서명환 서울대 이비인후과 교수는 다양한 어지럼증에 대한 치료 방법을 소개했다. 그는 “지난 20여 년간 어지럼 학문 분야는 많은 발전을 이루어 어지럼 발생 원인에 대한 정밀 진단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어지럼의 가장 흔한 원인인 이석증은 가장 치료가 잘되는 질환이다. 귀속 반고리관으로 이석부유물이 들어가면 머리를 정해진 방향으로 움직일 때 수 초 정도 심한 회전성 어지럼이 발생한다. 이석부유물을 제자리로 꺼내는 방향으로 머리를 기울여 주면 이석증이 치료된다. 한쪽 귀마다 반고리관이 3개씩 존재하는데, 가장 흔히 문제가 되는 후반고리관 이석증은 에플리 치환술로 치료 가능하다. 두 번째로 흔한 수평반고리관 이석증은 바베큐 치환술로 치료 가능하다. 이석 치환술은 방법이 단순하고 부작용도 거의 없어, 매우 좋은 치료 방법이라고 서 교수는 설명했다.

회전성 어지럼이 발생할 때마다 귀가 먹먹하고 잘 들리지 않는다면, 메니에르병을 의심해야 한다. 메니에르병은 귀속 압력이 높아지는 것이 원인이며, 회전성 어지럼, 난청, 귀먹먹함, 귀울림이 함께 발생한다. 메니에르병의 치료는 크게 4단계로, 가장 간단하면서도 근간이 되는 치료는 생활습관 교정이다. 수면 부족,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 짠 음식 등은 메니에르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

생활습관 교정으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 2단계로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베타히스틴과 이뇨제가 있다. 이들 약물은 귀속 압력을 낮추고, 반복적인 어지럼을 예방한다. 3단계 치료로는 고막 내 약물을 주사하는 고실 내 약물 주입술이 있다. 고실 내 스테로이드 주입술은 난청과 어지럼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는 반면 고실 내 젠타마이신 주입술은 난청이 악화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깊은 상의 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 4단계 치료는 수술을 통해 귀속 압력을 낮추거나, 귀속 어지럼 기능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메니에르병 환자 중 4단계 치료까지 필요한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심한 어지럼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환자에게는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맞춤전정운동의 치료적 가치 재평가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전은주 가톨릭대학교 이비인후과 교수는 “맞춤전정운동은 어지럼에 대한 재활치료인 전정재활치료의 한 분야로, 전정기능장애 환자의 증상과 장애에 맞추어 1:1 개별화된 운동치료”라며 “어지럼 치료에서 약물이나 수술적 요법으로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 전정재활치료가 유일한 증상 개선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정재활치료는 장기간 어지럼을 겪는 환자들이 약에 의존하지 않고도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임상적으로 뚜렷한 효과를 볼 수 있는 치료법인데 인력/시간/장소 부족으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치료를 전담할 인력의 확립과 교육, 환자의 전정재활치료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대국민 홍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안했다.

맞춤전정운동(customized vestibular exercise, CVE)은 2017년 3월 신의료기술로 승인, 2022년 비급여 행위로 등록되어 어지럼 환자의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한편, 정재윤 단국대학교 이비인후과 교수, 이동희 가톨릭대학교 이비인후과 교수, 문일준 성균관대학교 이비인후과 교수는 양상이나 정도가 질환별로 상이한 다양한 난청과 관련해 “정확한 청력검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재윤 교수는 “최근 스마트기기에서 간단한 청력검사 프로그램이 많이 노출되고 있지만 사실 정확한 검사를 위해서는 수많은 조건과 준비가 요구된다”면서 “환자의 난청 정도와 종류를 파악하는 순음과 어음 사용, 기도 청력역치와 골도 청력역치 시행, 반대편 귀가 검사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교차 청취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적절한 차폐도 시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력검사에서 난청이 확인되어도 보청기가 모든 해결책은 아니다. 외이도 이물, 귀지와 같이 바로 치료 가능할 수 있고 고막천공이나 이소골 손상, 중이염처럼 수술을 통해 난청의 개선이 가능한 질환들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청력검사는 단순한 검사가 아니라 정밀하게 시행되어야 하며 관리된 표준화된 검사기계와 적합한 공간에서 정확한 방법으로 의료기관에서 시행되어야 적절한 의학적 해석과 판단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동희 교수는 “난청의 원인 인자는 태아시기부터 죽을 때까지 고르게 분포되고 있고, 난청에 대한 예방인자 및 청각 관리 역시 죽을 때까지 필요하다”면서 “따라서 청력검사를 포함한 귀-청각 관리는 임신부터 노년까지 일관되고 계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즉, 모든 신생아를 대상으로 청각선별검사를 시행하고 △청능-언어발달을 잘 달성할 수 있도록 조기 청각-언어 중재(보청기, 인공와우, 청능-언어치료 등) △난청에 대한 자기 인식이 낮은 소아 시기에는 학교 귀-청각 검진을 통해 모든 소아를 관리 △노인성 난청이 발생하는 노년 시기에는 보청기, 인공와우 등을 통한 적극적 청각 재활을 통해 난청으로 인한 개인적, 사회적 고립을 치유, 치매와 우울증 등의 이차적 건강문제를 예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문일준 교수는 보청기 처방에 있어 정확한 청력검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문 교수는 “보청기는 중등도 이상의 난청 환자에서 가장 효과적이고 우선 시도되는 청각 재활 수단이지만 개개인마다 청력손실의 차이가 있고 보청기 종류 역시 다양하므로 이런 요소들을 고려하지 않고 보청기를 착용하면 결국 시기적절한 청각 재활을 저해하게 된다”면서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찰 및 진단, 청력검사 결과를 통한 개개인의 특성에 적합만 맞춤형 보청기를 처방해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인 청각 재활의 첫걸음”이라고 조언했다.

제57회 귀의 날 맞이 '대국민 귀 건강 포럼' 참석자 기념촬영
제57회 귀의 날 맞이 '대국민 귀 건강 포럼' 참석자 기념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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