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 '아토피피부염' 적극적 치료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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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 '아토피피부염' 적극적 치료 절실

  • 유희정
  • 승인 2023.08.12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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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 가려움·진물 등으로 인한 수면장애, 성장 발달에 악영향...삶의 질 저하 "심각"

화이자제약 ‘시빈코(성분명 아브로시티닙)’가 7월 1일, 성인 외에도 만 12세 이상 청소년 대상 만성 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았다. 시빈코의 건강보험 적용으로 그동안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았던 소아 청소년 아토피피부염 영역에서 효과적인 치료 옵션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는 성인을 대상으로만 보험적용을 받았다. 성인 환자의 경우 급여 및 산정 특례를 적용하면 1회에 약 7만원의 비용으로 생물학적 제제를 투여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소아 청소년의 경우에는 보험적용이 되지 않아 성인의 10배에 달하는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화이자의 시빈코 급여 적용은 청소년 아토피 환자들에 대한 치료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소아 아토피피부염 환아, 심리적인 문제로 확대

아토피피부염은 아토피라고 불리는데 일종의 선천적인 과민한 알레르기 성질의 염증이 더해진 만성 피부 질환이다. 아토피피부염의 발생빈도는 나이가 들면서 줄어들기는 하지만 소아, 청소년, 성인에 이르기까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면서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기도 한다.

증상으로는 가려움증, 발진, 건조함, 발적 등이 흔하지만 여러 요인에 의해 악화될 수 있다. 소아 환자의 20% 정도는 긁다가 피부 출혈을 경험하기도 한다. 극심한 가려움증이 1년 중 절반을 차지해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해 삶의 질이 저하되는 경우가 많다. 심한 가려움과 진물로 인한 수면장애는 성장 발달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학업 장애 등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 개입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많다.

소아청소년의 경우 아토피피부염 유병률은 높은 상황이다.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에서 ‘국제 소아천식 및 알레르기질환의 역학조사(International Study of Asthma and Allergies in Childhood)’ 일환으로 시행한 전국 조사에 따르면 6-7세 아동의 아토피피부염 평생 유병률은 2010년 35.6%였고 2015년에는 20% 정도로 조사됐다.

소아의 경우 성인과 다르게 우울, 불안,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 등 심리적인 문제로 확대될 수 있으며 잠을 제대로 이룰 수 없기에 가족 전체 삶의 질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아토피피부염은 사회적인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토피피부염은 재발하는 특성이 있어 악화와 호전을 반복, 치료가 쉽지 않다. 특히 소아의 경우에는 치료제들이 연령제한이 있거나 부작용 등을 우려해 치료가 안되는 경우들이 발생한다. 따라서 소아청소년의 경우 아토피피부염에 대한 치료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무엇보다 소아에서는 가족의 불안과 우울, 분노조절 등의 심리적인 문제까지 발생할 수 있어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토피피부염 심할수록 호흡기 질환도 심화

아토피피부염의 가장 중요한 치료는 손상된 피부장벽을 보수하고 염증반응을 개선하는 것이다. 가장 원초적으로는 미지근한 물로 10분 정도 짧게 목욕하는 것이 권장되고 피부 세정제는 중성과 약산성 사용이 권유된다.

이런 기본적인 피부관리만으로도 경증과 중등증 아토피피부염 소아들 대다수는 호전을 보이기는 경우가 있다. 이 외에도 국소 코티코스테로이드(topical corticosteroids, TCS)에도 호전을 보인다. 그러나 TCS를 장기간 사용하면 국소 부작용 우려가 있고 국소 면역억제제(toptical calcineurin inhibitors, TCI)는 만 2세 이상의 연령제한이 있어 만 2세 이하의 소아에서는 치료가 어렵다.

중등증~중증의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추가적인 전신치료가 필요하지만 소아 청소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신 면역조절제는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 있는 만큼 주의 깊게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여러 생물학적 제제가 임상시험 중이거나 임상을 거쳐 아토피피부염의 치료제로 허가되어 사용되고 있다.

6세 이상 소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신제제는 FDA에서 승인받은 듀피젠트(듀필루맙)가 유일하다. 시빈코(아브로시티닙)는 12세 이상 청소년에서 사용할 수 있다.

듀피젠트와 시빈코의 가장 큰 차이점은 생물학제제와 저분자약물이라는 것이다. 인터루킨제제인 사노피의 듀피젠트는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최초 허가받은 생물학적제제 주사제이고 JAK억제제인 시빈코는 경구용 제제다. 이들 두 약물은 소아 및 청소년 아토피피부염 환자에서 사용할 수 있는 보험급여 적용을 받았다. 이외에도 JAK억제제 기전 약물인 일라이릴리의 올루미언트와 애브비 린버크가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데, 올루미언트는 성인에서만 건강보험이 적용되며 린버크는 12세 이상 청소년에서 급여 처방이 가능하다.

아토피피부염 치료 현장에서는 무엇보다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보험적용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아토피피부염의 중증도가 심할수록 호흡기알레르기 발생 위험이 높고 이로 인해 개인은 물론, 가족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러 동반 질환의 발생과 호흡기알레르기 질환으로의 진행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소아청소년 환자에서부터 현실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즉, 치료약제 선택의 제도적인 보완과 지원이 시급하다는 제언이다.

최근 아토피피부염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경북대학교병원 피부과 장용현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 증상은 피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반복되는 가려움으로 인한 습진, 진물 등 신체적 고통은 정신건강의 문제로도 이어진다”면서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은 소아 청소년 환자에서 효과적인 치료 옵션을 적극적으로 제시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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