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자동차 충전시설 소방설비 의무화 "신중검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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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자동차 충전시설 소방설비 의무화 "신중검토" 필요

  • 최수연 기자
  • 승인 2023.07.11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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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협, 친환경자동차법, 전기안전관리법 등 국회발의 4개 법안에 의견 제출

대한병원협회(회장 윤동섭)는 최근 국회에서 발의된 친환경적 자동차 충전시설을 설치하는 경우 소방시설을 의무화하는 4개 법안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기자동차 화재는 2020년 11건, 2021년 24건에서 작년에는 44건으로 증가했다. 장소별로는 일반·고속·기타 도로가 43건(54.4%), 충전 등 주차 중 발생 화재는 29건(36.7%)으로 주차 중 발생하는 화재비율이 높아 충전시설 설치 시 소방시설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 입법 취지다.

병원협회는 정부의 환경친화적 자동차 보급 촉진으로 인한 전기차 및 전기차 충전시설 증가로 화재 위험성이 함께 증가하고 있어 이에 따른 소화수조, 소방용수시설 등 소방설비를 설치토록 하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정부가 정책과 법령 등을 통해 전기차와 전기차 충전시설을 확충하고 있으나, 전기차 화재에 대한 대응 능력은 보급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전기차 화재 원인으로는 외부 충격, 배터리 결함, 과충전 등이 지목되지만 명확한 화재 원인 규명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차체 바닥에 있는 배터리 화재 시에는 1000℃이상 열폭주 현상이 발생하는 위험한 상황에 놓이는데 스프링클러 설비 등과 같이 외부에서 물을 뿌리는 방식의 일반적인 소화시스템으로 화재진압은 한계라는 주장이다.

현재까지 검증된 전기차 화재 진압의 방법으로는 화재가 발생한 차량 주변에 조립식 간이 수조를 만들고 물을 채워 차량 바닥에 위치한 배터리의 온도를 낮추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는 많은 시간과 다량의 물을 필요로 하여 지하주차장과 같은 실내 공간에서 화재 발생 시 짙은 연기와 유독가스, 공간 협소 등으로 소방관이 접근해 수조 등을 이용, 화재를 진압하기에는 어려운 제한점이 있다는 것이다.

병협은 “전기차 화재에 대응하기 위한 효과적인 화재진압 방법 및 소방시설에 대한 검증된 방안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충분한 검토없이 소방시설만 의무화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면서 “소화수조 등 소방시설 설치는 정부 및 관계기관의 전기차 화재안전에 대한 합리적인 대책이 마련된 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소방당국 차원의 맞춤형 장비 확충과 화재 대응 지침 수립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전기차 충전시설이 전기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을 위한 국가적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된 사항인 만큼 소방시설 설치에 대한 비용도 정부 지원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면서 “특히 병원의 경우 중환자, 거동이 불편한 환자 등이 있어 화재발생시 대형 피해가 예상되므로 전기차에 대한 화재 안전성이 담보될 때까지 현행 전기차 주차구역 및 충전시설 설치 기한도 유예하는 방안이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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