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간이식술, 코스타리카서 첫 열매 맺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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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간이식술, 코스타리카서 첫 열매 맺어

  • 최수연 기자
  • 승인 2023.05.26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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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서 간이식 전수받은 현지의료진, 4월 자국 첫 성인 생체 간이식 성공
코스타리카 칼데론 병원 간이식팀 의료진이 ‘감사합니다(Gamsa – hamnida) 서울아산병원’ 메시지를 넣은 단체 사진을 편지와 함께 전달해왔다.
코스타리카 칼데론 병원 간이식팀 의료진이 ‘감사합니다(Gamsa – hamnida) 서울아산병원’ 메시지를 넣은 단체 사진을 편지와 함께 전달해왔다.

30여 년 전 절체절명의 말기 간질환 환자들을 살리기 위해 한국 외과의사가 처음 개발한 간이식술이 지구 반대편 중앙아메리카에 위치한 작은 섬 코스타리카에서 첫 열매를 맺었다.

코스타리카 사회보장청 산하 칼데론 구아디아 병원 간이식팀은 서울아산병원에서 전수받은 간이식 기술을 바탕으로 지난달 11일(현지시간) 코스타리카 최초로 성인 생체 간이식 수술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1991년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이승규 석좌교수는 생체 간이식 수술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이식되는 우엽 간에 새로운 중간정맥을 만들어 우엽 간 전(全) 구역의 피가 잘 배출되도록 하는 ‘변형 우엽 간이식’을 고안했다.

현재 전 세계 표준 수술법이 된 변형 우엽 간이식을 통해 코스타리카의 간경화 환자 자네트 로리오(60세) 씨는 딸 비앙카 오비에도(32세) 씨의 간을 무사히 이식받아 기적처럼 건강을 되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칼데론 병원 간이식팀 의료진은 생체 간이식에 도전하기 위해 2018년 당시 5천례의 생체 간이식을 시행한 서울아산병원에 협력을 요청했다. 2019년 5월 서울아산병원이 생체 간이식 전수를 결정하면서 칼데론 병원 간이식팀 의료진 24명은 그해 12월까지 다섯 차례의 간이식 연수를 받았다.

연수단은 외과·마취통증의학과·영상의학과 전문의, 수술실·중환자실 간호사로 구성됐으며 수술, 수술 후 간호, 합병증 치료에 대해 6주씩 교육을 받았다.

연수 후 자국으로 돌아간 칼데론 병원 간이식팀 의료진은 생체 간이식 수술 프로그램을 비롯해 간이식 혈관 재건 개선, 복강경 수술 프로그램, 간이식 간호기술 표준화, 중환자실 간호관리, 간이식 수혜자 감염관리 등 다양한 시스템을 현지에 구축, 마침내 올해 4월 성인 생체 간이식 수술을 성공시켰다.

수술을 집도한 바네스 로페스 칼데론 구아디아 병원 간이식팀 간췌장담도 및 이식외과 교수는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 의료진의 도움으로 이곳 코스타리카 환자와 가족의 삶이 바뀔 수 있었다. 성심성의껏 의술을 전수해준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 의료진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라고 인사했다.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석좌교수는 “연수를 받는 동안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애쓰던 코스타리카 의료진의 모습이 떠오른다. 어려운 수술을 스스로 훌륭하게 해낸 칼데론 병원 간이식팀 의료진에게 깊은 축하와 감사를 전한다. 앞으로도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의료 기술을 전수해 세계 곳곳의 많은 환자들이 새 삶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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