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현실적으로 낮게 책정된 정형외과의 수술 수가로 인해 많은 정형외과 전문의들이 오랜 기간 수련 후에도 수술을 포기하고 있다. 이는 근골격계 필수의료 붕괴로 연결되며, 결과적으로 전 국민의 의료 서비스 손실과 국민 건강과 안전의 위협으로 이어진다”
정홍근 대한정형외과학회 이사장(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은 지난 4일 열린 ‘국민 건강 증진 위한 정형외과 수술 수가 현실화’ 주제의 정책간담회에서 이같이 지적하고, 보다 근본적인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개선 방안과 정책 제안을 모색했다.
한승범 학회 보험위원장(고대안암병원 병원장)은 정형외과 수술 수가를 OECD 주요국과 비교하며 “흔히 무릎 인공관절 수술이라고 불리는 인공 슬관절 치환술의 경우 국내 수술비는 약 70만원으로 캐나다와 프랑스의 약 1300만원~1600만원 수술비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적었다. 우리나라보다 물가가 낮은 중국의 수술비 또한 923만원으로 국내 수술료보다 12배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 외에도 재료비 및 입원료가 포함된 국내 수가와 이러한 부분이 제외된 국외 수가와의 단순 비교에서도 현저히 적은 의료수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학회 전공의와 전문의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내용도 공개했다. 설문조사 결과, 정형외과 전임의 수는 전국적으로 감소, 수술을 전문적으로 배우는 전임의를 희망하는 전공의의 비율도 줄어 수술 기피 현상이 전공의까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형외과 외상 수술, 수부(손가락 절단 등), 소아 등 수술과 응급이 많은 세부 전공에서 현저히 전임의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승범 위원장은 “정형외과 수술은 위험도가 높은 편에 속한다. 특히 중증 고령 환자의 수술 및 고난도의 수술은 대학병원 등의 상급병원에서 이뤄져야 하는데 치료받을 곳이 없어지는 상황에 처하고 있다. 의사는 환자에게 좋은 서비스 제공을 원하지만, 현재의 저수가 상황으로는 수술에 어려움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형외과 수술 수가 및 급여 기준을 현실화하고, 산정 불가 치료 재료에 대한 실가격 보상, 80세 이상 내과적 질환 동반 환자 수술의 경우 전문 진료질병군으로의 지정을 제안했다.
정홍근 이사장은 “의사가 수술을 포기하게 하는 참담한 실정은 결국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고 노동생산성 저하를 초래한다. 수술 수가 현실화를 시작으로 올바른 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한 각계각층의 노력과 관심이 필요한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