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재발성 방광염 치료' 실마리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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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재발성 방광염 치료' 실마리 찾았다

  • 박진옥 기자
  • 승인 2022.05.0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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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단, 세 종류 미생물 생태계 방광 내 구성 세계 최초 밝혀
(왼쪽부터) 김영호·김웅빈·유정주 교수
(왼쪽부터) 김영호·김웅빈·유정주 교수

순천향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단(단장 김영호·순천향대 부천병원 비뇨의학과)은 최근 여성 재발성 방광염은 한 종류가 아닌 세 종류의 미생물 생태계가 방광 내에 구성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SCI급 국제학술지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Gardnerella vaginalis in Recurrent Urinary Tract Infection Is Associated with Dysbiosis of the Bladder Microbiome(IF 4.2)’제목으로 게재, 항생제 내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 재발성 방광염 치료’의 실마리를 제시하는 중요한 발견이다.

지금까지 방광염은 ‘정상 소변에는 균이 없다’는 기존 학설로 인해 주로 장 등 외부로부터 균이 역주행해 생긴다고 여겨왔다. 이는 방광염의 주원인 축을 ‘장-방광 축(gut-bladder axis)’으로 보는 관점으로 현재의 항생제 내성 문제나 재발률 문제를 완전히 설명하기 어려웠다.

이에 연구단은 현재까지 알려진 장-방광 축이 아닌 ‘장-방광-질 축(gut-bladder-vagina axis)’을 통해 균주가 이동, 방광 내 마이크로바이옴 생태계가 전혀 다르게 구성된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혀냈다.

크게 3종류는 ▲장에서 넘어온 ‘대장균(Escherichia)’이 우세 균주를 이루는 생태계 ▲질에서 질염을 주로 유발하는 ‘가드넬라 질 균(Gardnerella vaginalis)’이 우세 균주를 이루고 있는 생태계에서 ‘대장균’과 상호 작용(Quorum Sensing) ▲‘유산균(Lactobacillus)’이 우세 균주를 이루는 생태계 등이다.

요로감염은 폐렴에 이어 사망률이 높은 질환이다. 고령화 사회로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한 재발성 요로감염과 항생제 내성은 국가마다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재발성 방광염은 여성 환자에서 흔하다. 현재 요로 병원체의 약 80%가 최소 두 가지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다제내성균(MDR)으로, 항생제 가이드라인에 따른 처방에도 불구하고 여성 환자 25~30%에서 방광염이 재발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김영호 연구단장은 “항생제 가이드라인도 국가 간 이견이 있지만, 병리 생태학적 원인이 완전히 밝혀지지 않아 국제적 협의가 어려웠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질염 균이 방광에 들어가 직접 병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존에 알려진 방광염 균과 상호 작용해 병을 유발하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기존 장-방광 축의 세균을 치료할 목적으로 사용되는 광범위 항생제인 ‘세팔로스포린과 퀴놀론 계열’에 내성이 생겨 잘 치료되지 않던 환자가 줄어들고, 항생제 가이드라인의 국제적 협의를 끌어낼 수 있는 중요한 발견”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순천향대 부천병원 비뇨의학과 김영호·김웅빈 교수, 소화기내과 유정주·유창범 교수, 진단검사의학과 신희봉 교수, 대장항문외과 신응진 교수 등 다학제 연구진으로 구성된 ‘순천향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단(Soonchunhyang Microbiome Multi-Disciplinary Study Group, SMS)’이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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