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염증성장질환자 치료에 악영향
상태바

코로나19, 염증성장질환자 치료에 악영향

  • 박진옥 기자
  • 승인 2021.12.30 11: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존 치료 잘 유지하는 것 중요...사회적 배려와 관심 필요

코로나19 팬데믹은 과반수의 염증성장질환자에게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을 초래하고 환자들의 진료 취소 및 연기로 악화를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장연구학회(회장 명승재·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는 11~12월 국내 염증성장질환(크론병, 궤양성대장염) 환자 47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확산이 염증성장질환 환자들에게 미친 영향’을 중심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30일 결과를 발표했다.

염증성장질환은 위장관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이 대표적이다. 최근 10년 사이 환자 수가 두 배로 늘어날 정도로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설사, 혈변, 복통, 체중 감소, 심한 피로감 등의 증상이 수주 혹은 수개월 동안 지속적 발생한다.

발병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으나 장내 세균 등의 환경적인 영향과 이에 대한 면역반응 이상으로 인해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염증성장질환은 완치되지 않는 질환으로 한번 발병하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므로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설문조사 결과,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의 정도는 매우 심했다(24.7%), 심했다(29.1%)로 과반수(53.8%) 이상의 환자에서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걱정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17.9%에 불과했다.

염증성장질환 환자들이 일반인과 비교해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하다고 생각한다는 응답 역시 66.2%, 코로나19 감염이 질환을 악화시킨다고 생각한다는 응답도 56.0%로 나타났다. 따라서 염증성장질환 환우 등 희귀난치성 질환자들을 위한 세밀한 진료 및 이에 따른 정책이 필요하다고 학회 측은 제언했다.

코로나19는 염증성장질환 치료에도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로 인해 진료를 위한 병원 방문에 두려움이 있었는지 질문에 그렇다(매우 그렇다10.2%+그렇다 28.3%)는 응답이 38.5%였으며, 코로나19 유행기간 동안 병원 방문을 취소하거나 연기한 환자는 23.0%였다. 이 중 65.7%는 취소와 연기 이유로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두려움을 언급했다. 코로나19 유행 중 질환이 악화된 환자도 24.9%로 나타났다.

염증성장질환의 치료에는 면역조절제, 생물학적제제 등 면역을 일부 억제하는 약물이 쓰이지만, 이러한 치료 약물들이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더 높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료 중인 약물로 인해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한 환자는 30.0%였다. 실제 감염에 대한 우려로 치료 중인 약의 일부 혹은 전체를 자의로 중단한 경험은 4.5%로 나타났으며, 이로 인해 질환 상태가 조금 악화됐다(23.8%), 매우 악화됐다(9.5%)는 응답도 많았다.

염증성장질환은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으로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지출되는 의료비로 인한 경제적 부담은 물론 장기적인 투병에 따른 정신적 부담도 높은 편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이러한 경제적/정신적 부담 역시 가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우울감과 불안감은 전체 39.6%의 환자에서 발생했으며 코로나 19 유행 전에 우울증과 불안장애가 있던 11.1%의 환우 중 약1/3에서는 우울증과 불안장애가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또, 30.6%는 코로나19로 인해 소득이 감소했다고 답변했다. 다만,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치료를 중단한 환자는 극히 일부분(2.3%)에 불과했다.

코로나19 판데믹과 관련 없이 염증성장질환의 경제적/정신적 영향 정도를 살펴본 결과, 소득(수입)이 줄었다는 응답이 5점 만점에서 3.03점, 경제적 부담으로 치료를 중단하거나 포기한 적이 있다 2.06점, 치료비 부담으로 가족에게 미안하고 죄책감이 든다 3.15점, 치료비 부담으로 전반적인 삶의 질이 저하됐다 2.87점,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 2.76점,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린 적이 있다 3.88점으로, 특히 소득 감소, 가족에 대한 죄책감,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평균 점수 이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명승재 회장은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일반국민들의 고충도 크지만, 염증성장질환과 같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고충은 더욱 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유관기관과의 협력, 건설적인 의료정책 제시, 대국민 홍보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염증성장질환 환우들의 건강을 증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