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 모두 알레르기 비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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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염, 모두 알레르기 비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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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1.27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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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훈 건국대학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

늦가을이 되면 진료실에 어르신들이 많다. 증상은 거의 비슷하다. 맑은 콧물이 시도 때도 없이 흐른다고 호소한다. 주로 갑자기 추운 곳으로 나갈 때, 혹은 뜨겁거나 매운 음식을 먹을 때 심하단다. 나이 들어 알레르기 비염이 왜 생겼는지 모르겠다고 다들 궁금해하지만 이건 알레르기 비염이 아니다.

흔히 비염은 모두 알레르기 비염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비염도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역시 가장 흔한 것은 알레르기 비염이다. 알레르기 비염은 집먼지 진드기, 개나 고양이 털, 꽃가루등에 대한 과민반응으로 콧물, 코막힘, 가려움 등이 흔한 증상이다. 심한 경우 눈이나 귀, 목까지 가렵다. 이외에도 약물, 임신 등에 의해서 비염이 발생할 수 있다.

맑은 콧물이 시도 때도 없이 흐르는 어르신들의 비염은 혈관운동성 비염으로 불린다. 쉽게 노인성 비염이라고도 한다. 알레르기 비염과 구분되는 점은 노인들에서 발병하고, 코막힘, 가려움 등의 증상은 없고 오직 맑은 콧물만 생기며 온도 차이, 맵거나 뜨거운 음식 등에 악화된다.

혈관운동성 비염이 생기는 이유는 콧속에 신경이 망가졌기 때문이다. 콧속에는 자율신경이 많이 퍼져있는데, 자율신경의 역할 중 하나는 적절하게 콧물을 조절하는 것이다. 이 자율신경이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망가지게 되면 문제가 발생한다. 너무 콧물이 많이 나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콧물이 말라 고생하시는 분들도 있다. 수도꼭지의 고무 패킹이 닳아서 아무리 꼭 잠가도 물이 조금씩 새는 것과 같은 원리다.

신경의 문제라 근본적으로 고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먹는 약은 크게 효과가 없고 두세 종류의 스프레이를 처방한다. 환자마다 듣는 약이 달라서 순서대로 하나씩 처방해 잘 듣는 약을 찾아야 한다. 항콜린성스프레이는 외출 또는 식사 전 10분 전에 뿌리면 되고, 스테로이드나 항히스타민제 스프레이는 하루 1-2회 저녁, 혹은 아침과 저녁에 뿌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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