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네비게이션” 알고리즘 개발
상태바

“유전자 네비게이션” 알고리즘 개발

  • 나정란 기자
  • 승인 2019.09.02 12: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인정보 보호하며 다기관 유전체 협력연구 촉진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다수 기관 간의 유전체 협력연구를 촉진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국내 연구팀을 통해 개발됐다.

서울의대 한범 교수팀은 울산의대/카이스트 연구진과 함께 개인의 유전 정보를 보호하면서도 다기관 유전체 협력연구를 촉진할 수 있는 '유전자 네비게이션'을 개발했다. 유전자 정보를 특수한 방식으로 암호화, 유전정보를 보호하는 동시에 연구에 필요한 정보만이 드러나도록 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특수한 암호화를 위해 자동차나 항공 네비게이션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다변측정' 기술을 사용했다. 네비게이션이 위치 특정 시 특정 지점과 인공위성 간 거리를 측정하듯이, 사람 간 유전적 거리를 측정하여 거리 정보를 암호화를 하고 이 암호화된 정보만을 공유함으로써 다기관 유전체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알고리즘 이름을 '유전자 네비게이션(Genomic GPS)'이라고 명명했다.

연구팀은 이 알고리즘을 실제 유전체 데이터에 적용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정보를 암호화한 상태로 기관 간 공유했을 때 다양한 유전체 연구가 실제로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가까운 친척을 찾아내거나, 혼혈인의 조상을 유추하거나, 유럽인들의 유전자 지도를 만드는 등의 여러 유전체 연구에서 암호화된 정보는 비암호화된 정보와 거의 비슷한 정확도를 나타냈다.

연구진은 또 수학적 증명을 통해 암호화된 정보가 유전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유전자 정보가 암호화된 후에는 연구자 간 정보가 공유되어도 문제가 생기지 않음을 증명한 것이다. 이 수학적 증명을 주도한 카이스트 수리과학과 백형렬 교수는 “유전 거리로 치환된 정보를 해커가 훔쳐 내더라도, 유전자 개인정보의 원본을 재구성할 가능성은 실질적으로 0%에 수렴한다”고 말했다.

한범 교수는 “개인정보 보호 이슈로 인해 다기관 연구자들의 공동연구가 어려워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 알고리즘이 국가·기관 간 유전체 협력연구를 활발히 하는 데 사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원천기술개발사업과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인용지수 14.028의 게놈 바이올로지 (Genome Biology) 학술지에 최근 게재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