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복용 필요한 면역억제제, 끊어도 건강한 유전자 특징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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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복용 필요한 면역억제제, 끊어도 건강한 유전자 특징 규명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3.05.1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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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오은지·신장내과 정병하·이한비 교수
(왼쪽부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오은지·신장내과 정병하·이한비 교수

기존의 유전체 분석법과 달리 세포 단위 유전체 발현량을 측정해 세포 수준 변화와 세포 간 상호작용을 밝히는 최신 연구 기법인 '단일세포 분석법'을 활용해, 신장이식 후 면역관용과 연관된 세포와 유전자 발현의 특징을 처음으로 규명한 연구가 국제학술지에 발표됐다.

신장이식은 말기 신부전 환자에게 가장 이상적인 치료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이식 이후 이식된 신장이 우리 몸 면역체계로부터 공격받지 않기 위해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하며, 이는 감염, 악성종양, 당뇨병, 고지혈증, 신독성을 유발해 환자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이러한 이유로 면역억제제를 소량 혹은 복용하지 않더라도 거부반응이 발생하지 않는 상태, '면역 관용' 상태를 확인하는 것은 신장이식 환자에게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면역 관용을 보이는 환자는 극히 드물며, 또한 이에 해당되는 환자의 면역세포 및 유전체 특성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한 연구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오은지(공동교신저자)·신장내과 정병하(공동교신저자)·이한비(공동제1저자) 교수, 가톨릭대 대학원 의생명·건강의학과 배현주 연구원(공동제1저자) 연구팀은 면역관용 환자 4명의 혈액 검체를 단일세포 분석법을 이용해 연구했다.

연구 결과, 면역관용 환자는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환자 혹은 거부반응 발생 환자와 면역 세포 분포와 유전자 발현 양상에 큰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

면역세포인 미성숙 B세포와 조절 T세포가 면역관용 환자에서 증가돼 있는 것을 확인했으며, 추가 분석한 결과 면역관용 환자의 B세포에서 면역반응과 연관된 유전자의 발현이 감소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면역관용 환자의 조절 T세포에서 CCR6 유전자 발현이 증가돼 있음을 확인했는데 이는 거부반응을 유발하는 효과 T세포를 억제하는 기능과 연관돼 있다. 이 결과들은 면역관용 환자의 면역세포에서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쪽으로의 유전자 발현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기존 연구에서 주목받던 B세포와 T세포 외에도 NK 세포와 NKT 세포가 면역관용 환자에서 증가돼 있음을 확인함으로써 선천면역세포 또한 면역관용에 기여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오은지 교수는 "신장이식환자의 면역관용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밝히기 위한 연구는 많았으나, 단일세포 분석법으로 상관관계를 규명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정병하 교수는 "향후 진료 현장에서 신장을 이식받은 환자의 혈액검사로 면역억제제를 중단할 수 있는 가능성을 선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면역유전학회(The European Federation for Immunogenetics) 공식 학술지인 'HLA immune response genetics (I.F 9.2)' 정식 게재에 앞서 온라인 4월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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