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모양·종양 크기와 위치 따라 "맞춤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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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 모양·종양 크기와 위치 따라 "맞춤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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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2.2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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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용 건국대병원 대장암센터장

교과서나 모형을 보면 대장은 직사각형 모양으로 소장을 감싸고 있지만, 실제 대장의 모양은 사람마다 다르다. 가슴까지 길게 늘어진 대장도 있고, 평균보다 길고 모양이 복잡한 사람도 있다. 따라서 대장의 모양과 길이, 그리고 종양의 크기나 모양, 위치, 성격 등을 고려하면 의료진이 보다 효과적인 치료를 할 수 있다.

대장은 마치 지문처럼 모양에 따라 사람을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하다. 모양이 워낙 다르다 보니, 같은 부위에 생긴 암이라도 개인의 대장 길이와 모양에 맞도록 해부학적으로 수술 계획 수립이 맞춤 치료의 첫 걸음이다.

종양의 위치와 크기, 형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횡행결장에 큰 종양이 위치한 경우에는 CT 촬영, 왼쪽과 오른쪽 방향으로 각각 누워 양쪽을 촬영한다. 중력때문에 눕는 방향에 따라 종양 위치가 달라질 수 있고, 이는 수술 시 접근 방향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수술시 종양에 대한 접근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환자에게 보다 효과적인 수술을 진행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대장의 모양과 길이, 종양의 치와 크기를 파악하고, 이를 해 접근 위치를 선정하면, 이에 춰 개개인 맞춤형 수술법을 설계한다. 대장암수술이라고 모든환자가 복부 절개를 통해 종양을 제거하지 않는다. 개복인지 복강경 혹은 로봇 수술법인지, 복부 절개가 필요한 수술인지, 절개없이 종양만 떼어낼지, 수술보다 다른 방법이 더 효과적인지는 환자마다 다르다.

복막전이는 배 속 장기를 감싸는 비닐 주머니 같은 막에 암세포가 떨어져 있는 상태로 이런 경우는 보통 복부 절개 수술을 한다. 이때 복막 외에도 난소 등 다른 장기에 암이 퍼질 위험이 있기에 일부 환자는 난소 등을 함께 제거한다.

또 직장수지검사를 했을 때 항문 가까운 곳에 버섯모양의 목이 있는 종양이 있다면, 항문을 통해 기구를 넣어 복부 절개 없이 제거도 가능하다.

종양 위치가 항문에 가까운 진행성 중하부 직장암의 일부 경우는 방사선 항암 치료만으로도 호전돼 환자에 따라 수술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예전에는 하부직장암이라도 방사선 항암 치료 후 대부분 직장을 들어내는 큰 수술을 했지만, 최근에는 방사선 치료로 암 조직이 거의 없어졌다고 판단이 되면 수술하지 않고 지켜보기도 한다.

미국임상종양학회에서 발표된 진행성 하부직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 유수의 암센터 결과를 보면, 방사선 치료로 암 조직이 거의 사라진 중하부 직장암 환자의 약 75%는 수술을 하지 않아도 큰 문제가 없었다.

약물치료도 환자 개개인에 맞춰 처방한다. 2기 MSI-H 결장암 환자는 항암제를 쓰면 오히려 치료에 좋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많아, 미국가이드라인에서는 쓰지 말 것을 권고한다. MSI-H 대장암은 DNA를 복구하는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보이는 경우로, 대장암 환자의 약 5~15%에서 발견된다.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NGS)을 통해 대장암 환자의 유전자 변이를 동시에 분석한다. 유전자 변이를 확인하면 환자에게 맞는 약물 치료 선정에 도움이 된다. MSI 환자는 항암제 대신 면역치료제를 사용하거나, 유방암 관련 유전자 변이가 나온 대장암 환자에게 유방암 제제를 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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