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일으키는 새로운 유전자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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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일으키는 새로운 유전자 찾았다
  • 박진옥 기자
  • 승인 2021.12.1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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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BG,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의 생존과 유지에 중요한 기능 수행
(왼쪽부터) 김동욱-김대성 교수​
(왼쪽부터) 김동욱-김대성 교수​

국내 연구진이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을 유발하는 새로운 유전자를 발견했다.

연세대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김동욱 교수(연구책임자), 박상현 박사(제1저자)와 고려대 김대성 교수는 공동 연구를 통해 TPBG(Trophoblast glycoprotein) 유전자의 기능 이상이 파킨슨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연구 결과는 네이처(nature) 파트너 저널인 ‘npj 파킨슨 디지즈(npj Parkinson’s Disease)’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했다.

파킨슨병은 중뇌(中腦, midbrain)의 흑질부(substantia nigra)에서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소실돼 나타난다. 파킨슨병은 알츠하이머 다음으로 흔한 퇴행성 뇌신경질환으로, 인구 고령화에 따라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발병 원인이나 진행 기전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현재 치료법은 근본적 치료가 아닌 증상 완화를 목표로 한다.

연구팀은 줄기세포, 생쥐 배아에서 TPBG의 유전자 발현 특징을 밝혔고 성체 생쥐 모델에서 TPBG와 파킨슨병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 TPBG가 배아줄기세포에서 유래된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에서 특이적으로 발현하고 있는 것을 찾아냈다.

이어, 생쥐가 수정 이후 성체로 자라는 과정에서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가 발생하는 지역인 복측 중뇌(ventral midbrain)에서 TPBG가 발현되며, 성체 시기 동안에도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에서 TPBG의 발현이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중뇌 도파민 세포에서 TPBG의 기능에 주목했다. TPBG 유전자가 결핍된(녹아웃) 생쥐는 나이가 들면서 중뇌 흑질부 도파민 신경세포가 정상 생쥐와 비교해 선택적으로 소실되는 현상을 확인했다.

고령의 TPBG 유전자 결핍 생쥐 중뇌 흑질부에서는 세포 사멸(apoptosis)의 증가와 함께 알파-시뉴클레인(alpha-synuclein)의 축적, 신경염증(neuroinflammation) 등 파킨슨병에서 주로 나타나는 기전을 동반했다.

파킨슨병의 병리학적 소견은 선조체(striatum)에서도 발견됐다. 선조체는 중뇌 흑질부 도파민 신경세포가 신경지배를 하며 도파민을 분비하는 뇌 부위이다. 고령의 TPBG 유전자 결핍 생쥐 선조체는 도파민 신경섬유에서 축삭돌기 팽윤(axonal swelling/axonal spheroids)을 보이며 실제 도파민 농도가 정상 생쥐 대비 약 30% 감소했다.

연구팀은 파킨슨병 운동장애를 확인할 수 있는 걸음걸이 분석 등 행동실험을 수행한 결과, 운동 수행과 협응 능력 및 감각 운동 기능에 이상이 있었다. TPBG 유전자 결핍 생쥐의 흑질 선조체 경로(nigrostriatal pathway)에서 나타난 신경해부학적, 신경화학적 변화가 파킨슨병과 관련 있는 운동 이상 증상으로도 이어진 것이다.

연구팀은 인 실리코(in silico) 분석을 통해 TPBG의 생물학적 기능을 예측하고, TPBG 유전자 결핍 생쥐 중뇌 흑질부 조직의 전사체 분석(transcriptome analysis)을 통해 TPBG 결핍으로 인해 실제로 변화된 세포 내 기능을 확인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연구팀은 TPBG 유전자의 기능 이상과 파킨슨병의 발병 기전 사이 연관성에 대한 가설을 제시했다. TPBG는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의 세포막에 위치해 세포 내외부의 환경을 모니터링하면서 RNA 프로세싱(RNA processing), 단백질 퀄러티 컨트롤(protein quality control), 도파민 신호(dopamine signaling) 조절에 관여하며 도파민 신경세포의 항상성 유지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TPBG가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노화와 같은 트리거가 가해지면 TPBG가 매개하는 다양한 세포 내 역할들이 불안정해지면서 상호 간의 균형이 붕괴돼 결국 도파민 세포의 사멸로 이어지며, 운동 이상 증상 등의 파킨슨병 증상을 야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동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TPBG가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의 생존과 유지에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며, 나아가 정상적으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경우 파킨슨병의 발병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파킨슨병의 발병 기전이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은 가운데, TPBG 유전자가 새로운 파킨슨병 유발 위험인자임을 밝혀낸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롭게 찾아낸 위험인자를 표적으로 기전 연구와 신약 개발이 이뤄지면 파킨슨병 정복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연구팀은 파킨슨병 세포치료제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도파민 신경세포 순수 분리 유전자로서 TPBG 역할을 규명하기도 했다. 김동욱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에스바이오메딕스와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파킨슨병 세포치료제 상용화를 위해 공동연구를 진행, 곧 임상시험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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