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지지체계로 코로나 우울증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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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지지체계로 코로나 우울증 극복

  • 최수연 기자
  • 승인 2021.11.13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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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 전문가 “어려울수록 마음에 투자하는 시간 갖자”
KMA-TV 좌담회 영상 캡쳐
KMA-TV 좌담회 영상 캡처

코로나19 장기화로 ‘코로나 우울증’을 겪고 있는 국민들이 늘면서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2일, KMA-TV를 통해 ‘코로나 우울증’에 대한 전문가들의 고견을 들었다. 이 자리에는 백종우 경희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정재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아주편한병원장), 박수현 의협 홍보이사 겸 대변인이 출연했다.

이들은 “개인의 성향이나 체력이 모두 다른 만큼, 개인에 따라 우울증의 정도나 기간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정도와 상관없이 누구라도 언젠가는 한계치에 도달하게 된다”면서 “감염 재난이 장기간 계속된다면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특히, 1인 가구나 정신과적 질환을 지닌 사람은 감염 재난에 더욱 취약해, 지지체계 확보와 주변 사람들과의 소통이 필요하다면서 조금이라도 정신과 증상을 겪고 있는 사람이라면 전문가와의 상의를 통해 조기 치료적 개입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코로나 우울증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사회적 관계 감소가 가장 두드러지는 유발요인으로, 사회적 활동이 가장 활발한 10대와 20대, 자원이 적은 장애인, 노인과 1인 가구, 비정규직 여성, 양육과 돌봄부담이 큰 여성 등이 코로나 우울증에 가장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코로나 우울증이 가장 우려되는 이유로 “자살률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자살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우울증을 겪는 개인의 사회·경제 활동에 제약을 주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사회적 손실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살을 막기 위해서는 ‘경고 신호’를 잘 알아채야 한다고 주문했다.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하거나 우울증으로 인해 학업과 업무에 어려움을 겪는 변화가 생기거나 뜬금없이 감사의 표현을 하는 등의 행동을 주의 깊게 살피고 ‘자살예방 생명지킴이 교육’ 등을 통해 자살 위험에 처한 주변 사람들을 도울 것을 언급했다.

또 자살예방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을 통해 병원을 찾기 전 간단한 상담을 받아볼 수 있고, 각 지자체마다 치료비를 지원하는 사업도 진행 중인 만큼 이러한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병원 진료기록은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본인 동의 없이는 외부로 유출될 우려가 없기에 안심하고 병원뿐만 아니라 국가에서 마련한 다양한 시스템 활용을 권장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번아웃 증후군에 놓이기 직전인 K-방역의 주역을 위한 보호대책 마련도 주문했다. 이들은 “의료진들이 무너지면 방역 시스템 또한 유지될 수 없기에, 지금껏 K-방역을 위해 힘써 온 사람들을 일선 현장과 심리상담소 연계 등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전반적으로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재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재난 상황에 따라 세부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국가적 재난 대응 매뉴얼을 재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또, 심리적인 부분이 신체의 면역력에도 영향을 주어 결국 방역에도 작용한다. 심리적인 피해를 최소화 해 재난 감염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심리적 방역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절망감까지도 느낄 거라 생각한다. 어려운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나아가 보건소나 정신건강의학과 방문을 권유드린다”고 덧붙였다.

백종우 경희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국가와 정부에서 추진하는 모든 정책 수립에 있어서 앞으로는 국민의 마음을 먼저 들여다봐야 한다. 또, 국민들은 어려운 시기지만 마음에 투자하며 스스로에게 집중하면서 이 시국을 이겨냈으면 한다. 코로나19로 힘들지만 함께 이겨내, 우리에게 새로운 방향을 알려주는 의미 있는 시기가 될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박수현 의협 홍보이사 겸 대변인은 “지금의 상황과 가장 비슷한 장소가 응급실이다. 응급실에는 환자들이 불안과 걱정, 두려움 등으로 감정적인 표출을 하는데 이것은 도와달라는 신호다. 내가 건네는 말 한마디가 어떤 사람의 인생에 중요한 순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차분히 들어주고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는, 그런 사회적 변화가 필요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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