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도암 2차 항암제 ‘리포좀이리노테칸’ 병용, PFS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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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도암 2차 항암제 ‘리포좀이리노테칸’ 병용, PFS 연장

  • 박진옥 기자
  • 승인 2021.10.28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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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향적 연구 결과 ‘란셋 온콜로지’ 게재…국제 가이드라인 개정 전망
유창훈 교수 진료모습
유창훈 교수 진료모습

국내 연구진의 새로운 담도암 항암제 병용요법 연구 성과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며 국제 기준을 만들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팀은 1차 항암제 치료에도 암이 진행한 담도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기존 2차 담도암 항암제 단독요법과 리포좀이리노테칸(Liposomal irinotecan)과의 병용요법을 비교한 결과, 암 무진행 생존기간(PFS)이 약 1.4개월에서 약 7.1개월로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국내 다기관(서울아산병원, 해운대백병원, 울산대병원, 충남대병원, 경북대병원)이 참여해 전향적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올해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됐으며, 종양학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란셋 온콜로지(Lancet Oncology, IF= 41.316)’에 최근 게재됐다.

국내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지만 의미 있는 담도암 치료 성적 향상으로, 담도암 2차 항암제 치료의 국제 가이드라인 개정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간에서 만들어진 쓸개즙(담즙)이 이동하는 통로인 담관과 쓸개즙이 잠시 머무는 공간인 담낭을 통틀어 담도라고 한다. 담도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담도암으로 진단된 환자의 약 3분의 2는 수술이 어려운 상태에서 발견, 항암제 치료에 돌입한다.

1차로 젬시타빈-시스플라틴 항암제 치료 후에도 암이 진행되는 경우 최근까지 국제적으로 확립된 표준 치료가 없었다. 따라서 그동안 다른 소화기암에서 사용된 플루오로우라실(fluorouracil) 항암제 요법을 2차로 시행했다. 그러나 치료 결과가 매우 좋지 않았다.

유창훈 교수팀은 췌장암과 담도암의 종양학적 특성이 비슷한 점을 바탕으로, 담도암 세포를 이용한 실험에서 췌장암 치료에 사용되어 온 리포좀이리노테칸 항암제가 담도암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했다.

이후 환자들을 대상으로 효과를 실제로 밝히기 위해 2018년 9월부터 2020년 2월 사이 1차 항암제 치료 후 암이 진행한 담도암 환자 174명을 플루오로우라실 단독요법 집단과 플루오로우라실-리포좀이리노테칸 병용요법으로 나눠 치료했다.

평균 약 11.8개월 동안 2주마다 항암제 치료를 실시하며 추적 관찰한 결과, 단독 요법 집단의 암 무진행 생존 기간은 약 1.4개월, 병용요법 집단은 약 7.1개월로 나타났다.

암이 부분적으로 관해된 비율은 단독 집단과 병용 집단에서 각각 약 6%, 15%였으며, 암이 더이상 진행되지 않은 비율은 약 29%, 약 50%로 확인됐다. 담도암 2차 항암제로 플루오로우라실과 리포좀이리노테칸을 병용했을 때 기존 플루오로우라실 단독 사용보다 암이 현저히 늦게 진행된 것이다.

또한 환자들에게 유럽암연구치료기구(EORTC)가 개발한 삶의 질 측정 지표(QLQ-C30)를 활용해 설문한 결과, 두 집단 간 환자들이 느끼는 삶의 질 차이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책임 연구자인 유창훈 교수는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많은 담도암 신약 임상연구가 실패했는데, 이번 연구로 생명의 마지막 문턱에 다다른 환자들의 생존 기간을 더 늘릴 수 있는 결과를 낼 수 있어 기쁘다. 앞으로도 담도암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치료 프로세스 개선 및 신약 개발 관련 국제 연구를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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