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수술 불가 대장암 환자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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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수술 불가 대장암 환자 증가

  • 박진옥 기자
  • 승인 2021.09.1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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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시경 검사 미뤄 용종 방치...간․폐 전이 늘어
대장암검진 일러스트(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대장암검진 일러스트(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대장암으로 진단되는 환자들 중 암이 상당히 진행돼 일명 ‘장 마비’로 불리는 장폐색증을 동반하거나, 간 또는 폐 전이가 동반된 형태로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기간이 길어지면서 대장암 검진을 미루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통계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 발발한 2020년 국내 대장내시경 검사건수는 167만 8016건으로, 2019년 178만 9556건에 비해 6% 감소했다. 연령대별로 가장 크게 감소한 연령은 50대로, 2019년 53만 410건에서 2020년 47만 6416건으로 10% 줄었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은 최근 대장암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 발발 이후 수술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환자의 비율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대장암을 완전히 절제할 수 없어 오직 식사 및 배변 활동을 가능케 하는 등의 증상 호전만을 위한 고식적 치료로 스텐트시술과 장루형성술만을 받았다.

대장암 환자 중 종양이 대장 내부에 가득 차 식사와 배변이 불가능한 경우 스텐트로 종양 일부를 제거해 길을 만든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에서 대장암으로 수술 또는 스텐트시술을 받은 환자 중 고식적 치료로 스텐트시술만 받고 종양을 절제하지 못한 환자의 비율은 코로나19가 본격 발발하기 전인 2019년에는 8%였지만 2020년부터 올해 6월까지는 11%로 증가했다.

또 전체 대장암으로 수술받은 환자 중 종양 절제가 불가능해 장루형성술만 받은 환자의 비율도 2019년 3%였지만, 2020년 9%로 3배 증가했고, 2021년 6월까지는 14%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이중 응급으로 장루형성술만 시행한 비율도 2019년 2%에서 2020년에는 5%, 올해 들어 6월까지는 6%로 3배 급증했다. 이들은 장 안쪽인 내경이 막힐 정도로 암이 침범해 종양을 제거하지 못하고 스텐트시술과 장루형성술만 받았다.

대장암 수술이 불가능해 고식적 치료로 스텐트시술 또는 장루형성술을 받은 환자의 비율은 2019년 11%에서 2021년 23%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외과 김정연 교수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내시경 검사를 미루고 조기치료 기회를 놓치는 분들이 증가하고 있다. 상태가 급속도로 악화돼 병원에 왔을 때는 이미 수술조차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며 “대장암은 종양을 완전히 절제하지 못하면 치료 예후가 매우 나빠, 완전 절제가 가능한 병기에 치료를 꼭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장암은 5년 생존율이 1기 95%, 2기 88%, 3기 74%, 4기 31%다. 4기 생존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며, 수술 후 사망률도 0.4%에 불과하다. 전체 생존율은 무려 79.5%로 상당히 높다. 이에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한다면 수술과 항암치료 등을 병행한 다학제 치료를 받으면 완치 가능하다.

김정연 교수는 “우리나라는 대장암 발생률이 높지만 대장암은 폐암과 달리 수술을 통해 완치까지 기대할 수 있어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가 중요하다. 코로나19로 인한 두려움 때문에 대장암 검진을 미뤄서는 안 된다. 평소 변이 가늘어지거나, 체중이 줄거나, 빈혈 증상이 동반되거나, 대변에 살짝 피가 묻어나올 경우 대장암 의심증상일 수 있으므로 주저하지 말고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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