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박족, 역류성식도염·녹내장 위험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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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박족, 역류성식도염·녹내장 위험 "주의"

  • 최수연 기자
  • 승인 2021.08.1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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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범진 교수·안과 전연숙 교수
(왼쪽부터) 김범진-전연숙 교수 진료 모습
(왼쪽부터) 김범진-전연숙 교수 진료 모습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프라이빗한 여가 취미활동으로 최근 캠핑과 차에서 잠을 자는 차박, 차크닉 등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장기간의 차박 캠핑으로 척추나 관절의 건강 이상뿐만 아니라 '역류성 식도염'과 '녹내장'까지 유발할 수 있는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차박 캠핑은 보통 차 안에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식이나 조리하기 간편한 밀키트, 쿠킹박스 등의 간편식으로 즐기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인스턴트 음식이나 밀키트 등은 맵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이면서 식사를 좁은 차 안에서 반복적으로 할 경우 위식도 역류질환 유발위험이 있다.

‘위식도 역류질환’은 위에 있는 음식물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가슴쓰림 또는 가슴통증, 쉰 목소리, 목 이물감, 삼킴곤란, 인후통, 기침, 천식, 속쓰림 등의 불편한 증상이나 합병증이 유발되는 질환으로, 재발하기 쉽고 증상의 호전과 악화가 반복되는 특성이 있어 환자들이 평생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범진 교수는 “위식도 역류질환은 잘못된 생활습관과 식습관, 과체중, 비만, 노화 등으로 인하여 점점 위식도 접합부의 조임근이 헐거워지고, 이로 인해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게 되면서 자극하게 되면 증상을 발생시켜 식도에 염증 손상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기름지고 맵고 짠 자극적인 인스턴트 음식을 과도하게 즐기고 바로 눕는 생활습관은 위식도 역류질환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라며 “차에서 먹고 자고 생활하는 차박 캠핑의 경우 이러한 위식도 역류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주된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차박 캠핑을 하면서 위식도 역류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차안에서 식사 후 바로 눕지 말고 차 밖으로 나와서 산책 등 가벼운 활동을 통해 소화를 시키는 것이 좋으며 늦은 시간 식사와 과식은 삼가고 가급적 차 밖으로 나와서 바른 자세로 앉아 식사하는 것이 좋다.

또 술, 기름진 음식과 매운 음식, 고염분식, 커피, 탄산음료, 민트, 초콜릿, 신맛이 나는 주스, 향신료 등은 먹지 않는 것이 좋으며, 차 안에서 잠을 잘 때 좌석을 완전히 풀 플랫(좌석이 180도 완벽히 펼치는 것)보다는 침대머리 쪽이 15도 정도 올라오도록 좌석을 폴딩하고 왼편으로 눕는 것이 위장의 음식물 역류를 막을 수 있다.

차박 캠핑을 즐기는 사람은 위식도 역류질환뿐만 아니라 녹내장과 안구건조증 등 안질환 위험도 초래할 수 있다.

좁은 차안에서 잠자기 전 눕거나 엎드려 스마트폰을 보는 경우가 많은데, 깜깜한 차박지의 어두운 차안에서 스마트폰 화면을 지속적으로 쳐다보면 초점을 맞추기 위해 눈 안의 섬모체 근육이 긴장, 눈의 피로도가 심해져 퍼져 보이거나 두 개로 보이는 경우가 있다. 또 어두운 곳에서 더 잘 보기 위해 눈 깜박임 횟수가 줄어 안구건조증이 악화되기도 한다.

스마트폰의 화면 밝기를 낮추어도 화면의 빛이 눈 안쪽의 망막에 자극을 주어 이러한 어두운 환경에서 스마트폰을 장시간 보는 습관이 지속되면 안구 통증이 심해지고 두통도 생기면서 녹내장까지 유발할 위험이 있다.

중앙대병원 안과 전연숙 교수는 “밤에 어두운 차안에서 스마트폰을 보게 되면 많은 양의 빛을 수용하기 위해 눈의 동공이 확대, 이로 인해 굴절된 빛이 한 점에 모이지 않고 어긋나는 구면수차가 증가해 눈부심과 빛 번짐을 일으키고 야간 근시가 발생한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눈의 조절이 과도해지면서 성장이 끝난 성인도 근시가 진행되며, 특히 성장기 어린이에게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어두운 차안에서 엎드려 고개를 숙인 채 장시간 스마트폰을 보면 동공이 커지면서 수정체가 앞으로 이동해 방수의 흐름이 차단될 수 있는데, 갇힌 방수의 압력으로 홍채가 앞으로 밀리면서 방수가 빠져나가는 경로인 전방각이 막혀 안압이 상승한다”며 “갑자기 안압이 올라가면 시신경에 기계적인 압박이 가해지고, 혈액순환이 감소되어 시신경의 급격한 손상을 유발하는 급성 폐쇄각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으며 통증을 참고 치료하지 않으면 수일 내 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평소 전방각이 좁은 사람은 녹내장 발생 위험이 높아 차박 시 엎드려 자거나 어두운 곳에서 엎드려 스마트폰이나 책을 보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다. 부득이 차 안에서 휴대폰을 볼 경우 주변을 밝게 하고 바르게 앉거나 천정을 보고 바로 누운 상태에서 보는 것이 낫다.

또, 눈의 피로도와 안구건조증 예방을 위해서는 어두운 곳에서 20분 이상 스마트폰을 보는 것은 삼가야 한다. 특히 차박 캠핑을 즐기다 눈이 충혈되고 침침해지면서 두통과 안구 통증, 오심, 구역, 구토 등의 증상이 있으면 ‘급성 패쇄각 녹내장’을 의심하고 빨리 안과를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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