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 자궁경부봉합수술 선택 시 신중해야”
상태바

“산모 자궁경부봉합수술 선택 시 신중해야”

  • 박진옥 기자
  • 승인 2021.08.11 10: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궁경부 짧다고 모두 조산하는 것은 아냐...의학적 적응증 따라야
(왼쪽부터) 오수영 교수, 박혜아 임상강사, 최석주-노정래 교수​
(왼쪽부터) 오수영 교수, 박혜아 임상강사, 최석주-노정래 교수​

자궁경부 길이가 짧아진 임산부에게 자궁경부봉합수술(일명 맥도날드 수술)이 오히려 심한 태반 염증과 위험한 임신 결과와 연관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오수영 교수, 박혜아 임상강사, 최석주, 노정래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08년부터 2019년 사이 자궁경부봉합수술을 받고(타원 수술 포함) 본원에서 분만한 총 310명을 분석했다. 자궁경부 길이에 따라 미국산부인과학회(2014년 발표)에서 권고한 '수술 적응증'에 해당했던 그룹과 해당하지 않았던 두 그룹으로 나눴다.

자궁경부 길이는 질초음파로 측정, 임신 16주에서 24주 사이 측정한 길이가 2.5cm 또는 2.0cm미만인 경우 짧다고 정의한다. 임신 28주 이후에는 자궁경부 길이가 생리적으로도 짧아질 수 있어 이 시기 이후 경부 길이의 측정은 조산 예측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연구팀에 따르면 적응증에 해당되는 군에 비해 해당되지 않은 군에서 자궁경부 길이가 2cm이상인 경우, 28주 이전 조산 및 신생아 이환의 위험도가 약 4배 정도 증가하고 심한 태반의 염증과 관련된 것으로 분석됐다.

일반적으로 조산의 빈도는 전체 임신의 8~10% 정도를 차지하며 16주에서 24주 사이 경부 길이가 짧아진 경우, 조산 확률은 자연 조산(조기 진통 또는 조기 양막파수로 인한 조산)의 과거력이 있는 산모에서 30~40% 정도 증가한다.

하지만 조산 과거력이 없는 저위험 산모의 경우 경부 길이가 짧더라도 실제 조산할 확률은 18~20% 정도로, 즉 5명 중 4명은 만삭에 분만한다.

국내 보건의료 빅데이터 개방시스템 자료에 의하면 2020년 우리나라 산모 1000명당 자궁경부봉합수술을 받은 건수는 최소 8.1명(최대 14.3명)으로, 이는 미국 대비 2-4배 이상 높은 수치다. 또 지난 10여 년간 우리나라 자궁경부봉합수술 건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최근 수술 건수가 '감소 추세'라고 발표한 미국의 연구 결과와 대조를 이룬다.

오수영 교수는 "학회에서 제시한 자궁경부봉합수술의 적응증에 해당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불안함에 불필요한 수술을 선택하는 경우, 이른 조산 및 심한 태반 염증 등 추가적인 위험을초래할 수 있다"며 "자궁경부가 짧다고 모두 조산하는 것은 아닌 만큼 지나친 걱정은 피하고 수술을 결정할 때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연구 논문은 SCI급 대만 산부인과 학술지 <Taiwanese Journal of Obstetrics & Gynecology> 7월호 게재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