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자 10명 중 8명 금연구역서 흡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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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자 10명 중 8명 금연구역서 흡연

  • 박진옥 기자
  • 승인 2021.08.09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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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흡연 피해 막으려면 금연정책 보다 세밀히 적용해야”
(왼쪽부터) 조홍준-이철민-이정아 교수

궐련형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에 비해 특유의 냄새가 적고 연기가 발생하지 않아 금연구역에서 몰래 사용하기가 용이하다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조홍준 ·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이철민 · 강북삼성병원 기업건강연구소 이정아 교수 공동연구팀은 국내 성인 7천 명의 담배 사용 실태를 분석한 결과,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자 10명 중 8명이 금연구역에서 전자담배를 몰래 사용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일반 담배부터 액상형 전자담배, 궐련형 전자담배까지 여러 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다중 사용자의 경우 궐련형 전자담배를 몰래 사용하는 비율은 85%를 넘었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무분별한 사용이 간접흡연 피해를 증가시킬 것으로 우려됨에 따라 금연정책을 보다 세밀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팀은 온라인 설문조사 기관인 엠브레인에 등록된 국내 만 20~69세 성인 7만명을 무작위로 추출한 뒤 담배 사용 실태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2018년 11월 한 달 간 실시했다.

최종적으로 모인 7000명(평균 연령 42.3세)의 데이터 분석 결과, 궐련형 전자담배를 한 번이라도 사용한 적이 있거나 현재 사용 중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574명이었다. 이 가운데 79.2%가 최근 한 달 동안 금연구역 내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를 사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 담배부터 액상형, 궐련형 전자담배를 모두 사용하는 삼중 사용자일 경우 85.7%가 궐련형 전자담배를 몰래 사용했으며, 궐련형 전자담배만 단독으로 사용하는 사람에 비해 몰래 흡연하는 비율이 1.2배 높았다.

여러 종류의 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사람은 대체로 니코틴 의존도가 높아 담배 사용 욕구가 발생할 때 비교적 몰래 사용이 용이한 궐련형 전자담배를 활용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연구팀은 풀이했다.

몰래 사용하는 장소는 집안이 51.2%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차 안(45.3%), 실외 금연구역(36.1%), 직장 실내(25.5%), 술집(23.3%), 식당(16%) 순으로 빈번했다.

금연정책에 대한 이해 부족과 불편함, 흡연에 대한 생리적인 욕구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금연구역 내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을 부추기는 것으로 해석된다.

연구 책임자인 조홍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궐련형 전자담배는 가열될 때 니코틴과 독성 화합물을 포함한 에어로졸(기체에 부유하는 매우 미세한 액체나 고체 입자)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간접흡연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며 “금연구역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를 몰래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금연정책을 보다 세밀하게 적용해야 하며,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궐련형 전자담배도 금연구역 내 사용이 불가하다는 사실을 홍보 캠페인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담배 규제(Tobacco Control, 피인용지수 7.552)’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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