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鍼), 뇌출혈 후 합병증 줄이고 치료효과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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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鍼), 뇌출혈 후 합병증 줄이고 치료효과 높여

  • 최수연 기자
  • 승인 2021.04.0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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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욱 교수, 지주막하 출혈 후 뇌혈관 연축 예방 유효성 확인
박성욱 교수
박성욱 교수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내과 박성욱 교수팀은 최근 신경외과와 공동연구를 통해 침 치료가 지주막하 출혈 후 뇌혈관 연축 예방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대상은 혈관 조영술을 통해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지주막하 출혈로 확인된 환자 중 △발병 이후 96시간 이내, △결찰술(Clipping)이나 코일을 이용한 동맥류 폐색술(GDC coilization)을 시행한 환자다.

외상이나 감염 등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지주막하출혈이 아닌 환자, 초기 사망률이 높은 환자(Hunt and Hess Scale 5 이상), 중증의 내과질환자, 침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 심박동기를 삽입한 환자는 대상에서 제외, 최종적으로 시험군 22명과 대조군 24명이 연구를 마쳤다.

연구팀은 시험 대상자들을 침 치료와 전기 침 치료, 피내침 치료를 받는 시험군과 가짜 전기자극과 가짜 피내침 치료를 받는 대조군으로 무작위 배정을 하고, 수술 직후부터 일주일에 6회, 2주 동안 치료를 시행했다. 두 군 모두 신경외과의 표준 치료는 동일하게 유지했다.

예방 효과는 일차적으로 지연 허혈성 신경학적 결손(Delayed ischemic neurologic deficit, DIND) 발생률의 두 군간 차이를 비교했다. 이차적으로는 혈관 조영술적 혈관 연축(angiographic vasospasm) 발생률, 뇌혈관 연축으로 인한 뇌경색 발생률, 기능장애 정도(modified Rankin Scale), 사망률을 평가했다.

추가로 침의 치료기전 확인을 위해 혈액 검사로 혈청 산화질소(Nitric oxide, NO)와 엔도텔린-1(endothelin-1)을 비교 분석했다. 침 치료가 종료되고 2주 후 두 군 간의 기능장애 정도와 사망률을 다시 한번 비교 평가했다.

연구 결과, 침 치료를 받은 시험군에서 지연 허혈성 신경학적 결손, 혈관조영술적 혈관 연축 지연 허혈성 신경학적 결손이 적었으며, 기능회복도 더 양호했다. 허혈성 신경학적 결손은 침치료군에서 9.1%, 대조군에서 20.8%로 침 치료를 받은 환자군에서 적었다.

혈관조영술적 혈관 연축도 시험군 9.1%, 대조군 25.0%로 나타났다. 혈관 연축으로 인한 뇌경색도 시험군 4.5%, 대조군 16.7%로 침 치료를 받은 환자군에서 적게 발생했다.

기능장애 정도 평가에서는 치료 종료 직후 시험군이 대조군보다 기능회복이 양호한 환자의 비율이 더 높았으며, 종료 2주 후에 다시 시행한 평가에서는 시험군과 대조군의 기능회복 차이가 더 커, 시험군에서 침 치료 효과가 지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주막하 출혈 후 뇌혈관 연축은 교감신경의 지나친 흥분과 혈관의 운동을 조절하는 혈관내피세포의 기능장애 원인 발생으로 추정된다. 침 치료는 자율신경의 기능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손상된 혈관내피세포의 기능을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다양한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이번 연구에서도 침 치료 후에 혈관내피세포 유래 산화질소의 활성이 증가하고, 혈관수축물질인 엔도텔린-1의 활성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를 통해 침 치료가 뇌혈관 연축 예방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성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침 치료가 지주막하출혈 후 뇌혈관 연축을 예방할 가능성이 있는 치료법임을 확인한 세계 최초의 임상연구”라며 “뇌출혈 환자에서 기본적인 신경외과적 치료와 함께 한방 침 치료를 시행해 합병증은 줄이고 회복 속도를 높이면서 환자와 보호자에게 실제적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논문은 국제전문학술지 Journal of Alternative and Complementary Medicine에 2020년 12월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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