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식증 여성 "내 몸은 뚱뚱해" 신체 왜곡 현상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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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식증 여성 "내 몸은 뚱뚱해" 신체 왜곡 현상 뚜렷

  • 최수연 기자
  • 승인 2020.12.08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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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율리 서울백병원 교수팀, 20대 거식증 환자·마른 여성 비교 분석
김율리 교수
김율리 교수

거식증 환자들은 같은 체중의 마른 여성에 비해 자신의 체형을 더 뚱뚱하게 인식하는 ‘신체 왜곡 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다이어트 반복의 악순환을 초래하고 정신적·신체적 건강이 손상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섭식장애클리닉) 김율리 교수팀은 신경성식욕부진증(이하 거식증)환자 26명과 유사한 체중의 마른 여성 53명을 비교 분석했다.

거식증 여성군의 평균연령은 23.3세, BMI 17.13kg/m², 유병 기간은 평균 6년으로 집계됐다. 마른 여성군의 평균연령은 22.3세, BMI 16.62kg/m² 로, 이는 키 160cm에 체중 43kg 정도의 매우 마른 체형이다.

연구팀은 체형 인식 측정 도구인 FRS로 두 그룹의 ‘체형인식’을 분석했다. FRS는 1부터(극도로마른 체형) 9까지(매우 비만한 체형) 9개 그림으로 구성, 현재 체형과 이상적인 체형을 선택하도록 설계된 평가방법이다.

분석 결과, 거식증 여성은 마른 여성에 비해 자신의 현재 체형은 더 뚱뚱하게 인식하고 있었고, 이상적인 체형은 더 마른 몸매를 기준으로 삼았다.

거식증 여성은 왜곡된 신체상으로 인해, 마른 여성보다 다이어트 시도가 더 많았다. 또 거식증 여성이 마른 여성에 비해 식사를 더 제한하고, 감정에 따라 식사가 더 좌우되는 양상을 보였다. 불안, 우울, 스트레스 등도 모두 마른 여성에 비해 높았다.

한편, 거식증 여성과 마른 여성 간에 강박과 완벽주의 성향에는 차이가 없었으나 거식증 여성이 마른 여성에 비해 혈당과 갑상선 호르몬이 더 낮아 대사성 질환에 더 취약했다.

김율리 교수는 “신체상 왜곡은 거식증 환자의 핵심적인 문제”라며 “스스로 살쪘다고 인식해 반복되는 다이어트가 시작되고, 그로 인해 정신적·신체적 건강이 손상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청소년이나 젊은 여성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삶의 가장 중요한 시기를 놓치게 될 수 있어 주변에서 병에 대한 각별한 인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이 병은 조기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하지만, 발병 후 6년이 지나면 만성화에 접어들어 회복률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에 조기에 전문 의료기관을 찾아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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