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지 숭고한 생명 나눔 릴레이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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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각지 숭고한 생명 나눔 릴레이 확산

  • 박진옥 기자
  • 승인 2020.11.24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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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8개월부터 74세까지 5명의 뇌사장기기증 감동스토리

코로나19 확산에도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타인을 살리는 생명 나눔 실천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10월 말 기준 399명의 뇌사장기기증이 이어져 지난해 365명보다 34명 증가했다.

뇌사장기기증 증가와 더불어 기증자 생의 아름다운 나눔의 순간을 전하기 위한 언론 보도 동의도 늘어, 생후 8개월 임지담 군부터 부산 황해국 씨, 전주 김선미 씨, 서울 박선희·박찬순 씨의 생명나눔 실천 이야기가 전해졌다.

임지담 군은 지난 11월 22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 우) 5개의 장기를 3명에게 기증하고 하늘나라의 천사가 되었다.

올해 3월 태어난 지담 군은 웃음이 많고, 목소리가 큰 밝은 아이였다. 어린이집에서 장난감 맞추기를 좋아했고, 한 살 위의 형이 어린이집을 같이 다녔는데 잠잘 때마다 찾아와 머리를 쓰다듬어 줄 정도로 형제애도 좋았다.

어리고 꿈 많을 아들을 떠나보낸다는 것이 어려웠지만, 어머니 이단윤 씨는 “지담이가 세상에서 뭘 해보지도 못할 정도로 짧은 시간을 보냈기에 기증을 하면, 다른 누군가의 몸속에서라도 다른 꿈을 이루며 살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증을 결심했다.

지난 20일, 황해국 씨는 동아대학교병원에서 뇌사장기기증을 통해 신장(좌, 우)을 기증, 2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되었다.

황 씨는 11월 11일 저녁 9시 지인과 식사를 마치고 집 계단을 오르다가 갑자기 뒤로 넘어져 119 엠블런스를 타고 동아대학교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이날 밤 11시 8시간의 수술을 진행했으나 뇌손상이 심해 수술로도 회복이 어려워 뇌사상태에 빠졌다. 그는 사고 2주 전부터 어지럼증과 두통에 시달렸다.

황 씨는 생전에 기증 의사를 자주 이야기했다. 그의 자녀들은 “기증은 고인의 신체를 훼손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반대로 생각하면 아버지의 장기를 받으시는 분이 아픈 부분을 이식받아 다시 살아가는 만큼 더 관리를 잘하고 아프지 않게 떠받들며 살아갈 것으로 생각하니 기증을 결심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박찬순 씨는 지난 21일 이화여대부속목동병원에서 각막(좌, 우), 신장, 간장을 기증, 4명에게 숭고한 생명 나눔을 실천하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이별했다.

박 씨는 17일 오전 아침 운동을 하러 집 계단을 내려가다 넘어져 사고를 당했고, 급히 119 엠블런스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뇌사상태가 됐다.

딸 이영신 씨는 “엄마는 교회 권사로서 누군가를 돕고 나누는 것을 좋아하셨다. 2012년 뇌종양 수술에 들어가면서 장기기증 의사도 말하셨고, 다행히 수술이 잘 돼서 건강하게 지내셨지만 생명 나눔의 뜻은 늘 이야기하셨다”며 기증 결정 이유를 말했다.

김선미 씨는 지난 11일, 두통과 오심 증상으로 평택성모병원에 내원했다가 뇌지주막하 출혈을 진단 받고 회복하지 못해 뇌사상태가 됐다. 20일 한림대학교 성심병원에서 간장, 신장(좌, 우)을 기증하여 3명의 생명을 살렸다.

동생 김선웅 씨는 “누나 지인 분이 기증했는데 그때 본인도 그런 좋은 일을 나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기에 그 뜻을 이뤄주고 싶었다”며 “모든 것을 동생인 나에게 맞춰주고 챙겨주는 따뜻하고 엄마 같은 사람이었다. 사랑하고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지난 14일, 박선희씨는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뇌사장기기증을 통해 폐장, 간장, 신장(좌, 우)을 기증, 4명의 생명을 살렸다. 박 씨는 11월 6일 평소처럼 식당에서 일하던 도중 통증을 느껴 잠시 휴식을 취하던 중 그대로 쓰러져 있는 것을 동료가 발견해 119를 통해 서울대학교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하지만 심장이 멈춘 상태로 CPR을 시행했으나 이미 뇌손상이 많이 진행되어 뇌사상태가 되었다.

박씨는 항상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따뜻한 엄마이자 아내였다. 아들 김용 씨는 “살아생전에 늘 고생만 하셨는데, 하늘나라에서는 그런 부담 다 잊어버리고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다. 미안하고, 사랑해요”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조원현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생명 나눔을 실천하는 분들은 증가하고 있는 것에 기증자와 기증자 유가족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가족들의 귀한 뜻을 이어받아, 새 삶을 사시는 분들도 우리 사회에 나눔을 실천, 선순환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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