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일색전술 후 항혈소판제 저항 “약 변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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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일색전술 후 항혈소판제 저항 “약 변경해야”

  • 박진옥 기자
  • 승인 2020.08.28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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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소판 응집 억제 효과, 기존약 용량 추가 시 7% · 변경 시 39%
서대철 교수
서대철 교수

뇌동맥류 환자에서 코일색전술 후 항혈소판제 효과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을 경우 용량 추가보다 약을 변경하는 것이 낫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서울아산병원 신경중재클리닉 서대철 교수팀(영상의학과)은 코일색전술 전후로 클로피도그렐 성분의 항혈소판제를 복용한 뇌동맥류 환자 170여 명을 대상으로 약효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저항성이 확인되었을 때 기존 약제의 용량을 늘린 환자들에게서는 항혈소판제의 효과가 7% 높아진 반면, 새롭게 프라수그렐 성분의 항혈소판제를 복용한 환자들에서는 항혈소판제 효과가 39%나 상승했다고 밝혔다.

코일색전술은 뇌혈관이 약해져 부풀어 오른 뇌동맥류가 더 이상 커지지 않도록 코일을 채워넣는 치료법으로, 코일에 혈액이 달라붙으면 흔히 피떡이라고 불리는 혈전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시술 전후로 환자들은 항혈소판제를 복용하는데, 항혈소판제의 효과는 혈액 속 혈소판의 응집능력이 감소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혈소판 활성도 저해율로 측정한다. 혈소판 활성도 저해율이 낮을수록 항혈소판제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서 교수팀은 2018년 10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코일색전술로 뇌동맥류를 치료한 환자 중 클로피도그렐을 복용한 환자 178명을 대상으로 혈소판 활성도 저해율을 측정했다. 그 값이 26% 미만이면 저항성 집단, 74% 초과이면 과반응 집단, 그 사이 값이면 일반 집단으로 정의했다.

연구팀은 저항성 집단으로 분류된 73명을 대상으로 그 중 56명에게는 새로운 약제인 프라수그렐을 처방했고, 나머지 17명에게는 기존 복용하던 클로피도그렐의 양을 늘려 추가 처방한 뒤 약효를 재측정했다.

그 결과 프라수그렐 처방 집단의 혈소판 활성도 저해율이 평균 5%에서 44%까지 대폭 증가한 반면, 클로피도그렐의 복용량을 늘린 집단은 평균 7%에서 14%까지밖에 증가하지 않아 여전히 저항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라수그렐 복용 환자 56명 중 출혈 부작용은 한 명도 없었으며 혈액량이 감소하는 허혈 부작용은 1명(0.02%) 보고됐지만, 일시적이거나 한 달 이내 완전하게 회복했다.

서대철 교수는 “이번 연구로 클로피도그렐 성분에 저항성을 보이는 환자에게 기존 약제의 양을 늘려 처방하는 대신 프라수그렐 성분을 처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입증했다”며 “이때 75세 초과이거나 60kg 미만일 경우 출혈 위험이 있을 수 있는 만큼 환자의 나이와 체중에 따라 프라수그렐 용량을 조절해 맞춤 투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신경중재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유럽신경방사선학회지(Neuroradiology)’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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