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데시비어’ 최초의 코로나-19 치료제로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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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데시비어’ 최초의 코로나-19 치료제로 인정

  • 나정란 기자
  • 승인 2020.05.2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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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립보건연구원, 위약군 대비 회복시간 31% 단축 임상결과 발표
오명돈 교수
오명돈 교수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은 지난 23일(미국 시각 22일 오후)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어(remdesivir)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임상시험은 COVID-19 폐렴 환자 1063명을 대상으로 렘데시비어 또는 위약을 10일간 투여한 연구로, 위약군 대비 렘데시비어 치료군에서 회복시간이 31%(15일a 11일) 단축됐다. 이 결과를 근거로 5월 1일 미국 FDA(식약처)는 렘데시비어를 “중증”환자(산소포화도 <94%, 산소 치료 필요)에게 긴급사용허가를 승인했다.

이 연구는 전세계 10개국, 73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다국가, 다기관 임상 시험이다. 미국에서 45개 의료기관이, 유럽과 아시아에서 28개 의료기관이 참여했는데, 아시아에서는 한국, 일본, 싱가포르가 참여했다. 이렇게 많은 기관이 공동 연구를 진행하였기에 2월 21일에 환자등록을 개시한 지 2달만에 1000명이 넘는 많은 환자를 모집할 수 있었고, 임상시험의 gold standard라고 하는(가장 수준이 높은) 이중맹검, 위약 대조 연구 디자인으로 렘데시비어의 효능을 평가할 수 있었다.

이 연구에서 2차 평가 지표는 치사율인데, 치료 후 14일의 치사율은 11.9%에서 7.1%로 줄었다. 만일 치사율이 35% 감소되는 결과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사망에 도달한 수가 최소 200명이 필요하고, 따라서 2000여명의 시험 참가자를 모집해야 한다. 그러나, 환자 2000명을 임상시험에 모집하는 일은 현재 판데믹 상황에서 불가능하다고 판단, 애초 연구 디자인 단계부터 치사율 감소의 차는 평가 항목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환자 상태가 회복되는 것을 치료의 차 평가 항목으로 설정했다. 이 연구에서 환자의 상태는 (1) 입원하지 않음, 활동 지장 없음, (2)입원하지 않음, 활동 지장 있음 +/- 집에서 산소 필요, (3) 입원함, 산소필요 없음 + 진료 필요 없음(격리가 필요해서 입원중인 사례), (4) 입원함, 산소치료 필요없음+진료 필요함 (COVID-19 관련 또는 다른 의학적 상황으로), (5) 입원함, 산소 치료가 필요함, (6)입원함, 비침습 호흡, high flow O2 devices, (7) 입원함, 기계호흡, ECMO, (8) 사망으로 구분했다.

임상시험 참여 기준은 (5), (6), (7)상태에 있는 환자이며, 렘베시비어 치료 개시후 (1), (2), (3)에 도달하면 회복으로 정의했다. 따라서 회복된 환자는 퇴원이 가능하거나 입원해 있더라도 산소치료가 필요 없는 상태다. 이러한 회복이 15일a11일로 4일간 단축되었다는 것은 인공호흡기나 중환자실, 산소와 같은 의료 자원이 그 만큼 더 많아지는 효과가 있으므로, 의료 시설과 기구가 절실히 필요한 판데믹 상황에서는 매우 의미있는 효과라는 분석이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번 NIH 주도 임상연구를 통해 렘데시비어는 최초의 코로나-19 치료제로 인정받게 되었다”면서 “이제 치료제 임상시험에서 위약을 쓰는 것은 윤리적으로 허용할 수 없는 만틈 앞으로 개발되는 코로나-19치료제는 렘데시비어보다 더 월등하거나, 최소한 열등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제 렘데시비어가 코로나-19의 표준 치료제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렘데시비어의 치료 효과는 아직도 개선의 여지가 남아 있다. 항HIV치료제 개발의 역사에서도 첫 치료제가 나온 이후에는 그 약물을 꾸준히 개선하여 강력하고 안전한 많은 치료제가 개발됐다”면서 “이번 렘데시비어 임상 시험은 proof of concept를 제공하였고, 앞으로 이 약이 타깃으로 하는 RNA-dependent RNA polymerase를 더 잘 억제하는 제 2세대, 제 3세대 약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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