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 검사료와 판독료를 분리, 판독하는 의사 노동비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수가보상이 필요하다. 국내 환자들에게 제공되는 영상검사에 대한 세계 최상의 접근성과 양질의 서비스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검사의 제한과 적절한 수가 인상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대한영상의학회(회장 정승은, 은평성모병원)는 2일, 정기학술대회(KCR 2024)와 관련한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0년 동안 지속되는 영상검사의 수가 인하에 대해 지적했다.
학회에 따르면 2012년 CT 수가는 15.5%, MRI 수가는 24%가 일괄 인하, 2017년 2차 상대가치개편을 통해 추가 5% 인하됐다. 올해 3차 상대가치개편에서는 검체·영상 행위에 대해서만 종별 가산을 폐지하는 방식으로 영상검사 수가가 추가로 인하,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15%의 수가인하가 발생했다. 특히, 의원과 병원 간 환산지수 차이로 동일한 검사를 상급종합병원에서 시행하는 경우 비용이 더 낮아지는 역설적인 상황도 발생했다.
문제는 내년도 환산지수가 ‘쪼개기’ 편법으로 결정된 점이다. 2025년도 예정된 1.9% 인상분 중, 의원 0.5% 인상, 병원 1.2%만 인상하고, 남은 인상 예정분을 초진·재진료 인상(의원), 응급 진료, 수술·처치 및 마취료에 대한 가산 확대(병원)에 이용한다는 것. 결국, 영상검사 수가는 반복된 삭감을 통해 원가 수준으로 낮아졌음에도 2025년도 인상분을 반납해야 하는 상황까지 직면했다는 지적이다.
대한영상의학회 이충욱 보험이사(서울아산병원)는 “우리나라 영상검사는 수차례 수가 인하와 원가 상승에 따라 원가 보존율이 지속 악화되고 있으며, 원가 이하로 떨어질 위험이 있다. 해외 사례와 비교해 여전히 영상검사 수가가 매우 낮은 수준이며, 이는 불필요한 검사 남발로 이어져 환자들은 불필요한 방사선에 노출되고, 영상의학과 의사의 업무량 부담과 인력 부족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승은 회장은 “지난 10년 이상 지속적으로 수가가 인하되고 있음에도 영상검사와 판독의 질적인 수준이 세계 최상위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은 국내 영상의학 전문의들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라며 “검사료와 판독료 수가를 별도로 구분해 영상검사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여 적절한 수가를 책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학회는 불필요한 영상검사를 줄이기 위한 대중 홍보 및 의료진 대상 적정 가이드라인 제정 및 교육 강화에도 나설 방침이다. 불필요한 검사는 과잉 진단과 위양성률을 높일 수 있고, 이에 따른 과도한 조직검사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임상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이상 소견 발견 등으로 부적절한 치료나 환자의 불안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황성일 총무이사(분당서울대병원)는 “대한영상의학회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나 건강보험공단 등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사용실태 등의 연구를 통한 영상검사의 현황을 파악하고, 전향적 모니터링을 통해 영상검사의 적정성을 평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오늘(2일)부터 5일까지 서울 코엑스서 열리는 KCR 2024(Korean Congress of Radiology)에는 전 세계 39개국 3210명(국내 2,665명, 국외 545명)이 사전등록을 마쳤고, 학술대회 전체 연제(초록)수는 1267편, 전체 채택 초록 수는 759개(구연 306개/ 전시 453개)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