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평가 ICER 탄력 적용·위험분담제 확대 등 제도개선 통한 급여율 향상 주문
환자의 삶을 비가역적으로 악화시키는 희귀질환에 대한 의약품 접근성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장이 마련됐다. 경제성평가 ICER 탄력 적용, 위험분담제 적용 확대 등 관련 제도의 개선을 통한 급여율 향상 요구가 높았다.
24일, 서영석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과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가 마련한 국회 토론회에는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송진우 교수, 동덕여자대학교 약학대학 유승래 교수가 각각 연자로 나서 희귀질환 주요 동향 및 치료환경 분석, 희귀질환 의약품 접근성 향상을 위한 국내외 현황 고찰을 발표했다.
송진우 교수는“특발성 폐섬유증은 만성적으로 폐 기능이 악화되고, 삶의 질이 저하되면서 곧 사망에 이르는 질환이지만 일부 치료제의 경우 장기간 비급여로 사용되고 있어 환자들에게 권장하기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폐섬유증 환자들이 적합한 시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 삶을 지킬 수 있도록 치료제에 대한 조속한 급여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승래 교수는 “최근 희귀질환 치료제의 연구개발과 글로벌 승인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주요 국가 대비 신약의 도입 및 급여화 속도가 늦고 총 약품비 내 신약의 지출 비중 격차가 커지는 등 상대적으로 환자 접근성이 제한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환자의 삶을 비가역적으로 악화시키며 질병 부담을 초래하는 희귀질환에 대해서는 경제성평가 ICER 탄력 적용, 위험분담제 적용 확대 등 관련 제도의 개선을 통해 급여율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영현 미래건강네트워크 이사가 좌장을 맡은 패널토론에는 김진아 (사)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사무국장, 희귀질환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 이은주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사무관, 김국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장, 박선혜 쿠키뉴스 기자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김진아 사무국장은 “희귀질환 치료제의 접근성 확대 문제는 정부에겐 비용효과성을 따지는 정책일지 몰라도 환자와 가족에게는 생존의 문제”라며 “희귀질환 환자들이 보다 나은 치료 환경 속에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국립희귀질환센터 설립 등과 같은 전향적인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는 “폐 기능은 한번 손상되면 다시 회복이 불가하기에 치료제의 급여화는 생명과 직결된 아주 중대한 문제”라며 “진행성 폐섬유증은 생존 기간이 다른 질환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중증 질환인 만큼 정부 관계자들이 의지를 갖고 치료제의 급여화에 힘써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또 “치료제가 비급여일 경우 의사 선생님들이 환자의 부담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권장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저도 폐 기능이 70% 남아 있을 때 병을 발견하고 20%가 남았을 때 비급여 치료제 정보를 알게 되었다. 미리 알았다면 조기에 치료를 시작해 지금 상태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은주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사무관은 “현재 허가-평가-협상 연계제도 2차 시범사업 등 여러 노력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희귀질환 접근성이 강화될 수 있는 여러 방안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약속했고, 김국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장은 “심평원의 역할은 국민에게 필요한 약제를 국민이 필요할 때 투여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는 것이다. 다만 건강보험 재정지속성에 대한 고민이 있는 만큼, 신약의 가치에 대한 불확실성 관리가 앞으로 급여 평가에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영석 의원은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환자들의 절규가 공허한 외침으로 끝나지 않도록 국회에서도 의약품 접근성 제고를 위한 고민을 이어가겠다. 특히 오늘 토론회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들이 정책과 제도에 잘 반영될 수 있도록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위원으로서 더욱 치열하게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