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신은 가장 아름다운 남은 순간을 놓치고 있다.
상태바

지금, 당신은 가장 아름다운 남은 순간을 놓치고 있다.

  • 이말순 편집위원
  • 승인 2024.09.08 18: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술도 안 된다고 해요. 지금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은 항암치료 밖에 없대요. 좋아질 줄 알고 그 힘든 항암치료를 죽어라 견뎠는데 효과가 전혀 없네요. 기가 막혀요.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데 너무 억울해요. 남편은 자신만 생각하고, 애들도 지들만 걱정하고, 친정엄마는 여전히 내가 뭐든지 해줄 것만 기대하고 있고……. 지금 나는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죽는 것이 너무 무서워요. 2년 전에 일 때문에 수술을 미룬 것이 너무 억울해요. 그 때만 해도 수술을 할 수 있었는데, 그럼 이렇게 힘들지 않을 텐데. 다시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요.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은 수술 할 수 있는 시점으로 돌아가는 거예요. 내가 죽고 나면 남은 가족은 어떻게 하죠. 너무 걱정이 돼요.”

 

말기 암환자인 내담자는 죽음에 대해서 불안해하고 있다. 당연한 불안이다. 지금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사람은 죽음을 경험하지 않은 살아있는 사람이기에 아무도 경험하지 않은 죽음에 대한 생각은 충분히 두렵다. 두려울수록 그녀는 지나간 시절에 대한 후회가 몰려올 것이다. 하지만 지금 본인에게 남은 가장 아름다운 순간들을 후회로 채우면서 낭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가 지금 간절하게 원하는 소원은 수술할 수 있었던 과거로 돌아가는 것인데, 그녀의 소원을 들어줄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 그녀의 눈물은 마음에 상처이고 아픔이다. 과거에 대한 후회는 때론 하고 싶지 않아도 문뜩 파고들면서 자신의 가슴을 후벼 팔 것이다. 지금의 삶이 고통스럽다고 느낄수록 더 후회가 되겠지만 그러는 순간 그녀의 남은 아름다운 순간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 그녀는 자신이 후회하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또 내가 후회하고 있구나. 자신의 생각을 알아차려야 한다. 생각 속으로 빠지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관찰하는 것이다. 가슴이 뻐근해지면서 불안해지고 떨려오면 아! ! 또 그것이 찾아 왔구나! 신호를 알아차리는 것이다. 지금 남은 순간에서 가장 건강하고 아름다운 순간을 후회로 채우면서 보내는 것은 너무 아깝지 않은지 깨달아야 한다. 남은 생애에서 따뜻함을 주는 엄마, 인생을 즐길 줄 아는 그녀, 신에게 기꺼이 순종하는 삶, 등등 사람마다 영역에 따른 다른 가치관을 떠 올리고 그 가치관에 맞는 행동에 전념해야 한다.

 

만약 불안감이 계속 파고 들면 이 순간에 따라오는 부정적인 생각은 불안감을 강화하는 기름 같은 역할을 한다. 이 순간 부정적 생각 멈추라고 소리 질러도 소용이 없는 경우가 많다. 불안에서 벗어나는 한 가지 방법은 불안에서 오는 감각을 알아차리고, 그 감각을 따라가는 것이다. 가슴이 옥죄여 오는 구나. 어깨가 무겁구나! 얼굴이 굳는 느낌이구나. 바람이 얼굴에 스치는 구나, 이런 식으로 부정적 생각 대신 자신의 감각을 인위적으로 따라가다 보면, 이미 부정적 생각은 멈춘 상태이니 불안한 감각도 자연스럽게 서서히 줄어든다.

 

삶에서 찾아오는 고통은 정상

 

삶에서 찾아오는 고통은 누구에게나 정상이다. 아무리 피하고 싶어도 어느 순간에 우리는 고통의 순간을 맞이한다. 하지만 찾아온 고통을 피하려고 발버둥 칠수록 우리는 더 깊은 수렁에 빠지는 모순을 경험하게 된다. 있는 그대로의 고통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기꺼이 고통에 머물러 있으면 고통은 때론 빠르게 때론 안개처럼 묵직하게 가라앉아 느리게 사라질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