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에서는 비만대사수술을 제외한 모든 비만 진료 및 관리가 비급여로 되어 있어 높은 비용이 발생,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가 어렵고 적절한 급여 체계가 마련되지 않아 충분한 상담 등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 혁신적인 비만치료제가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높은 비용 부담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도 우려되고 있다. 미용적 측면에서는 상업화된 비만 조절 프로그램이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상황까지 이르고 있어 비만 관리 체계의 구축은 절실하다”
남가은 대한비만학회 보험법제위원회 이사(고려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는 5일, 국제학술대회 '2024 ICOMES’ 일환으로 열린 ‘비만 진료 급여화를 위한 건강보험정책 심포지엄’에서 비만 진료 급여화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한편 비만 예방과 치료 및 관리를 위한 정책 강화를 주문했다.
남가은 이사는 “2022년 기준, 국내 성인 비만 유병률은 38.4%에 달하며 특히 남성의 비만 유병률은 49.2%로, 절반에 가까운 남성이 비만에 해당된다”면서 “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심뇌혈관계질환, 암, 지방간,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골관절염 등 다양한 만성질환의 원인이 되는 만큼 비만 관리를 통해 동반 질환의 비용 효과적 치료가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비만은 체질량지수(BMI) 25 이상으로 정의되며, BMI 30 이상의 경우 2단계, EMI 35 이상은 3단계로 구분된다. WHO에 따르면 전 세계 비만 유병률은 2020년 14%에서 2035년 25%로, 약 1.8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 비만 유병률은 전년과 동일해 증가세는 멈췄지만 남자는 늘고 여자는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비만과 복부 비만 모두, 남자에서 두드러진 증가 추세를 나타냈다. 비만 2~3단계 유병률은 10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었으며, 20~30대의 젊은 층에서 상당히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비만은 모든 사망과 암으로 인한 사망, 그리고 순환계통 질환으로 인한 사망의 위험을 증가시켰고, 3단계 비만에서는 각각 1.6배, 1.5배, 2.4배 증가했다. 특이할 것은 20대와 30대에서 2단계 이상의 비만에 따른 사망 위험의 증가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더 두드러졌다.
비만 단계가 높아질수록 만성질환의 발생 위험도는 더욱 증가했다. 특히 3단계 비만에서 2형 당뇨병은 9.5배, 고혈압은 5.2배, 이상지질혈증 3.1배, 심혈관질환은 2배 증가했고, 이러한 관련성은 남자 및 청년층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비만은 사회경제적 수준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질환으로서, 개인뿐 아니라 사회적 비용 또한 막대하게 증가한다.
따라서, 비만은 예방뿐 아니라 치료를 포함해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으로의 재인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건강보험을 통한 보다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를 지원함으로써 국민 건강과 보험 재정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남가은 이사는 “영국이나 미국 등에서는 다양한 비만 예방 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건강 생활을 실천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한편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정책이나 접근 전략은 국가의 사정에 따라서 차이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다양한 비만 요인을 고려한 포괄적인 접근을 중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식이, 신체활동, 음주, 흡연과 같은 건강 행태는 비만 및 동반질환 예방과 치료, 관리에 영향을 주는 만큼 비만을 지속적, 효과적으로 예방 관리하기 위해서는 위험 건강행태를 개선하여 습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일차의료기관 중심으로 지역사회 자원을 활용하여 포괄적인 관리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현재 국내에서는 비만대사수술을 제외한 대부분의 비만 진료 및 관리는 비급여로 환자의 재정부담이 크다”면서 “수술 전후의 체계적인 관리는 수술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필요하다”라고 거듭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