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발병 후 지속적 치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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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발병 후 지속적 치료 중요하다

  • 유희정
  • 승인 2024.08.20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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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10명 중 4명은 의료급여 수급권자...정책적 지원 절실

부광약품이 출시한 라투다정(성분 루라시돈염산염)이 8월부터 보험급여 적용됐다. 라투다정은 일본 스미토모 파마에 의해 개발된 조현병 및 제1형 양극성 장애 우울증 치료제다. 부광약품은 2017년 4월 스미토모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한국 내 독점적 라이선스 권한을 받은 바 있다. 라투다정은 이미 북미 등지에서는 블록버스터 약물이지만 국내에서는 14년 만에 출시되는 신약이다.

국내 조현병 환자는 연간 60만 명 규모로 추산, 국내 항정신약물 시장이 안정적으로 형성되어 있어 부광약품은 3년 안에 300억 이상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양극성 장애 환자가 해마다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고 라투다정은 비정형 항정신병약물로 부작용이 적고 빠르고 지속적인 효과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심평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조현병 환자는 21만 4천 명 규모로 집계됐다. 과거 정신분열증이라고 불렀던 조현병은 오해와 부정적인 시각이 많지만 꾸준하게 치료를 하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조현병 환자들이 필요할 때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의료계의 주장이다.

첫 발병 후 3-5년 치료결과 중요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매년 평균 약 12만명의 환자가 조현병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2023년에는 12만 979명의 환자가 병원을 찾았고 병원을 찾은 약 56%가 여성이었다. 청소년기나 20대 초반 성인기 첫 발병되기 때문에 20대에 환자가 증가하며 40대와 50대가 48%를 차지한다. 조현병이 나타나면 망상, 환각, 빈번한 탈선, 지리멸렬과 같은 비논리적이고 혼란스러운 언어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와 함께 전반적인 와해, 긴장된 행동, 정서적 둔마(느리고 둔한 말), 무의욕증 등을 동반한다.

망상이나 환각은 가족이나 주변에서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증상이지만 의욕, 감정표현, 말수가 감소하는 등의 증상은 서서히 나타날 경우 알아차리기 힘들다. 이런 경우에는 조현병 환자가 게을러졌다고 오해하거나 우울해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다 조현병이 심각해지면 오랜기간 대인관계, 직업이나 학업 등의 일상생활까지 증상이 확대되고 사회적인 기능이나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조현병은 첫 발병이후 3-5년 동안의 치료결과에 따라서 장기적인 예후가 달라진다. 때문에 초기부터 집중적이고 지속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시간이 갈수록 망상, 환각 등 조현병 증상이 만성화돼 사회 복귀에 어려움이 발생될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 경구용 치료제 사용...주사제 통해 지속성 높여야 한다는 지적

조현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급성기 증상의 악화를 막는 입원치료와 조현병 재발을 막는 외래치료로 나눈다. 급성기에는 외부자극으로부터의 보호를 위해 보호병동에 입원해 행동교정, 사회기술훈련, 약물치료 등을 집중적으로 받는다. 외래 치료에서는 지속적인 약물치료를 받게 된다. 조현병을 일으키는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뇌 신경물질 중 도파민의 과다분비와 관련있다고 본다. 때문에 뇌에서 도파민 활성를 조절해 증상을 완화시키는 항정신병 약물을 사용한다. 2023년 기준 국내에서 허가된 조현병 치료제는 총 397개인데 이 중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약제는 7개를 제외한 390개 정도다.

이들 치료제는 정형적 항정신병약물과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 주사제로 구분된다. 1세대로 불리는 정형적 항정신병약물은 지난 1950년도에 개발되었는데 도파민 수용체를 차단하여 망상, 환각 등의 조현병의 양상 증상을 감소시키는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추체 외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단점이 있는데 추체 외로 증상은 근육 경직, 떨림, 불안정한 자세, 운동장애 등이 있다. 정형적인 항정신병약물에는 할로페리돌(haloperidol), 클로르프로마진(chlorpromazine) 등이 있다.

2세대로 불리는 비정형적 항정신병약물은 1990년대 이후 개발되었는데 도파민뿐만이 아니라 세로토닌 수용체에도 작용하여 보다 넓은 범위의 증상을 관리할 수 있다. 조현병의 양상 증상은 물론, 감정의 둔화, 사회적 위축 등의 음성적인 증상, 인지장애에도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1세대인 정형적인 항정신병약물보다는 추체 외로 증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적은 장점이 있다. 하지만 체중증가, 혈당 및 콜레스테롤 수치 상승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에는 올란자핀(olanzapine), 리페리돈(risperidone), 아리피프라졸(aripiprazole) 등이 있다.

주사제는 조현병 환자들의 약물 치료 순응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치료의 지속성을 높이기 위한 대안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장기 지속형 주사제는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약효가 유지되는 기간을 2주에서 24주로 보고 있다. 국내에 공급되고 있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리스페달 콘스타, 인베가 서스티나, 인베가 하피에라, 아빌리파이 메인테나 등이 있다. 가장 최근에 출시된 장기 지속형 주사제는 한번 주사를 맞으면 최대 24주동안 지속된다. 매일 약을 먹는 대신에 2주나 4주, 12주, 24주 간격으로 한번씩 병원을 방문해 주사를 맞으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약효가 유지되기 때문에 장기 지속형 주사제로 조현병 치료의 지속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주사제, 본인부담금 발생으로 이용률 14%에 불과

조현병은 발병 후 5년간의 경과가 예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때문에 치료가 지연되거나 지속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2022년 조현병 환자 21만 4천여명 가운데 3천5백여명은 지난 1년간 조현병 치료제에 대한 건강보험과 의료급여 청구 내역이 없다. 매일 먹어야 하는 경구 치료제와 달리 한 번만 맞아도 되는 주사제의 경우 의료급여대상자도 본인부담금이 발생해 이용률이 14% 그쳤다. 사실상 약물치료 중단으로 추정되고 있다는 것이다.

급성기 심각한 증상이 개선되면 환자 스스로 약물을 중단하는 경우가 있다. 약물 중단은 조현병 재발의 중요한 요인이다. 약을 끊으면 1년 내 재발률이 50%에 이른다. 때문에 약물 치료는 충분한 용량으로 최소 2년 이상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중단은 정신과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의료계 관계자는 “비용 부담까지 가중시키면서 뭔가 치료를 하라고 하면 의료급여 환자들은 굉장히 어려움을 느낀다. 조현병 환자 10명 중 4명은 의료급여 수급권자로, 취약계층으로 파악된 만큼 이들에게 필요한 치료를 제때 그리고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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