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후 감기·기관지염 항생제 처방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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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후 감기·기관지염 항생제 처방 늘었다

  • 최수연 기자
  • 승인 2024.07.3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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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2023년 약제급여 적정성 평가결과 공개...코로나-19 유행 이후 처방↑

코로나-19 유행 이후 호흡기계질환 항생제 처방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데믹 후 다양한 호흡기 감염증이 동시 또는 순차적으로 유행하면서 바이러스와 세균 감염의 감별 진단이 어려웠고, 하기도감염이 발생한 경우에는 세균에 의한 이차 감염을 우려해 항생제 처방이 증가한 것으로 전문가는 분석했다.

3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강중구)이 공개한 2023년(제56차) 약제급여 적정성 평가결과에 따르면 급성 상․하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 주사제 처방률, 처방건당 약품목수 등이 모두 증가했다.

급성상기도감염(감기 등) 및 급성하기도감염(급성기관지염 등)은 대부분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으로, 세균성 질환을 치료하는 항생제는 사용이 권장되지 않는다. 따라서 항생제 처방관리를 위해 항생제처방률 지표를 평가하고 있다.

연도별 급성 상․하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 및 진료 건수 현황
연도별 급성 상․하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 및 진료 건수 현황

전체 의료기관(총 5만4,017개소)을 대상으로 2023년 1월부터 12월까지 심사 완료된 외래 진료 내역을 평가한 결과 감기 등 급성상기도감염의 항생제처방률은 41.42%로 전년도 32.36% 대비 9.06%p 증가했다.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처방률은 ’02년 73.33%에서 지속적 감소, 20여 년 동안 절반으로 감소하는 성과를 이루었으나, 코로나-19 유행 이후 항생제 처방이 증가했다. 기관별로는 병원 50.97%, 의원 40.90%, 종합병원 32.79% 순으로 높았고, 상급종합병원이 4.44%로 가장 낮았다. 영유아가 48.68%로 급성상기도감염에 항생제를 가장 많이 처방했고, 소아청소년 42.89%, 성인 40.37%이며 노인이 27.24%로 가장 낮았다.

급성기관지염 등 급성하기도감염 항생제처방률은 59.76%로 전년도 54.06% 대비 5.70%p 증가했다. 의료기관 종별로는 의원 60.09%, 병원 58.53%, 종합병원 46.67% 순으로 항생제 처방률이 높았고, 상급종합병원이 8.87%로 가장 낮았다. 연령별로는 영유아가 62.65%로 가장 높았고, 소아청소년 61.72%, 성인 60.13%, 노인이 44.30% 순이었다.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항생제는 적절하게 처방하지 않으면 여러 부작용 발생 위험과 항생제 내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특히 급성 상․하기도 감염(감기, 급성기관지염 등)은 주로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인 만큼 항생제 처방을 최소화하는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사제 처방률은 12.60%로 전년도 10.77% 대비 1.83%p 증가했고, 처방건당 약품목수는 3.82개로 전년도 3.64개 대비 0.18개 증가했다. 상병별 분석 결과, 급성 상․하기도감염 등 호흡기계질환에서 전년 대비 주사제 처방률과 약품목수가 더 많이 증가했고, 가장 많이 처방한 주사제와 경구 약제는 해열‧진통‧소염제로 확인됐다. 연령별 주사제 처방률은 노인이 15.56%로 가장 높고, 성인 13.85%, 소아청소년 5.38%, 영유아 2.57% 순으로 나타났다.

엄중식 교수는 “주사제는 경구투약을 할 수 없거나, 경구투약 시 위장장애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염려가 있는 경우, 응급환자에게 신속한 치료효과가 필요한 경우 등에 한해 투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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