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마비로 평생 보행장애 환자 “더 빨리, 더 멀리”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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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마비로 평생 보행장애 환자 “더 빨리, 더 멀리” 걷는다

  • 김정우 기자
  • 승인 2020.02.2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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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 재활병원, 국내 첫 컴퓨터 제어 보행 보조기 C-Brace 제작
C-Brace 제품 모델
C-Brace 제품 모델

연세대 세브란스 재활병원(원장 김덕용)은 국내 처음으로 ‘C-Brace’를 제작, 현재 환자가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C-Brace는 독일 오토복(OTTOBOCK) 회사의 2세대 컴퓨터 제어(computer controlled) 보조기 제품이다.

환자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에서 복부영상의학을 담당하는 박미숙 교수다. 박미숙 교수는 1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왼쪽 다리에 보행장애를 가지고 있다.

그동안 박미숙 교수는 특별한 보조장치 없이 지내왔으나, 2018년 6월 슬개골 골절 후, 재활 치료를 받던 중 보조기의 필요성을 느껴 2019년 1월부터 재활의학과 신지철 교수의 진료와 함께 장하지 보조기(긴다리 보조기)를 착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C-Brace 제품을 소개받아 약 2달간 제작 기간과 적응 훈련을 거친 후 2019년 9월부터 현재까지 착용하고 있다.

장하지 보조기(이하 일반 보조기)와 컴퓨터 제어 보조기인 C-Brace를 모두 각각 8개월 가량 경험한 박 교수는 C-Brace에 대해 한 마디로 ‘더 자연스러움’이라고 표현했다.

박 교수는 “일반 보조기보다 더 자연스러운 걸음걸이로, 좀 더 빠른 속도로, 좀 더 먼 거리를, 피로감은 적게 느끼면서 걸을 수 있다”라고 표현했다.

C-Brace는 정상적인 무릎 관절의 움직임이 가능해, 경사진 길, 계단을 내려갈 때 등에 특히 장점을 갖고 있고, 스쿼트(Squat) 등 가벼운 운동도 가능하다. 또 안전 장치가 설치되어 있어 낙상 등의 위험이 최소화돼 있다.

박미숙 교수는 “걷는다는 것은 살아가면서 누구도 대신 해 줄 것 없는 것 중 하나다. 무엇인가의 도움을 받아 10년, 20년 그 이상의 기간 동안 삶의 질이 바뀐다는 것, 그것은 개인의 만족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위와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여파와 생산성도 상당할 것”이라며 소아마비 환자, 후천성 마비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품의 가격이 싼 편이 아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도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도록 보험 혜택 등의 정부 보조가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C-Brace 제작에 참여한 세브란스 재활병원 장영재 팀장은 “이번에 제작한 경험을 토대로 소아마비 환자나 말초신경 손상으로 인해 보행에 불편을 겪는 환자들이 이 보조기를 사용함으로써 충분히 정상에 가까운 보행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라며 “관심 있는 환자들에게 정성껏 보조기를 제작해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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