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신경정신행동 증상이 더욱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도인지장애 및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들에게 더욱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재명 교수와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 이혜원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명우재 교수는 2005년 9월부터 2010년 6월까지 서울시에 거주하는 인지장애 환자 및 보호자 총 645쌍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초미세먼지 노출이 신경정신행동 증상과 보호자 부담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동안 초미세먼지(지름 2.5μm 미만)에 의한 대기오염은 인지장애와 정신장애의 위험을 키울 개연성이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대기 중 초미세먼지와 인지장애 환자의 신경정신행동 증상과의 관계는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신경정신행동 증상을 한국형 치매행동평가척도(K-NPI)로 측정했고, 보호자의 부담은 NPI 보호자고통척도를 이용해 조사했다.
연구 결과, 신경정신행동 증상의 악화는 고농도 초미세먼지 노출과 연관성이 있었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한 달 동안 8.3μg/m3 증가했을 때 환자들의 정신행동증상은 16.7% 악화됐다. 특히 치매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은 한 달간 초미세먼지 8.3μg/m3 증가 시 신경정신증상 수치가 40.7%나 증가했다.
보호자의 간병 부담 역시 초미세먼지 노출에 따라 가중됐다. 초미세먼지 증가 한 달간(8.3μg/m3) 노출 시 보호자 부담은 29.0% 증가했고, 두 달간(7.9μg/m3) 노출 시 36.1%, 일년간 (3.9μg/m3) 노출 시에는 19.2% 가중돼 보호자 부담 역시 심각하고 장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참여자 중 환자 645명의 평균 연령은 74±7.4세였고, 평균 교육 기간은 9±5.6년이었다. 참여자 중 남성은 37%, 여성은 63%였고, 가장 흔한 동반 질환은 고혈압으로 56%에 달했다. 보호자의 대부분은 함께 거주 중인 가족이었다.
강재명 교수는 “초미세먼지가 인지기능 손상 환자의 비인지증상인 정신행동증상을 악화시키고, 보호자의 부담 역시 가중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치매 치료법이 없는 상황에서 기억력 개선제 복용과 혈관성 인자의 관리뿐만 아니라, 환경오염 등의 사회적 건강위험인자 관리가 신경정신행동 증상 완화의 예방법으로 강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경정신행동 증상은 치매환자의 90%에서 관찰되며, 우울과 무기력으로 시작해 초조와 공격성, 망상 등으로 진행할 수 있다”면서 “치매의 인지증상 뿐만 아니라 신경정신행동 증상 역시 치료와 관리의 목표가 돼야 하며, 초미세먼지라는 변경 가능한 환경인자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에 다각도의 관리방법이 모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