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NO! “살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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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NO! “살찌고 싶다”

  • 나정란 기자
  • 승인 2019.12.31 1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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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선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박민선 교수
박민선 교수

바야흐로 모임의 시즌이다. 연말연시면 평소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과도 술 한 잔 기울이며 회포를 푼다. 각종 모임으로 무거워진 몸을 보며 신년에는 기필코 다이어트를 하겠노라 다짐한다.

반면 ‘살찌기’가 일생일대의 소원인 사람도 있다. 어느 순간 입 밖에 꺼내면 공공의 적이 돼버려 조심스럽지만 이들의 소망은 진지하다. 실제 온라인에는 살찌는 방법을 묻고 답하거나, 체중 증가 노하우를 소개하는 글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살찌기 클럽’ 같은 온라인 카페도 여럿 개설돼 있다. 평생 ‘멸치’ ‘해골’이란 별명으로 살아온 이들의 소원은 살찌기다.

건강하게 살을 찌우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체중을 늘리는 원리는 간단해 보인다. 소모한 열량보다 더 많이 섭취하면 된다.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마른 사람은 에너지의 근원인 근육과 지방이 부족해 상대적으로 체력이 약하다. 이 경우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소화를 못하거나 설사를 해 체중이 줄 수도 있다. 고령자는 채식 위주의 식습관과 비교적 높은 운동량으로 저체중인 경우가 많다. 과일이나 채소 섭취를 줄이고 육류, 튀김, 부침류를 반찬으로 곁들여 먹으면 좋다. 이때 지방 섭취가 익숙하지 않아 더부룩함을 느낄 수 있다. 소화제 등 위장 운동을 자극하는 약물을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주식의 양을 늘리기 어렵다면 유제품, 죽, 소화가 잘되는 빵, 떡을 간식으로 섭취하는 것도 방법이다. 고섬유질, 저열량 식단을 탈피해 고른 영양을 섭취해야 한다.

어린이나 20대 젊은이의 경우 잦은 설사 등 장의 문제로 마른 경우가 많다. 장이 예민한 사람은 하루 한 두 끼니는 소량의 육류를 반찬으로 섭취하고 섬유질인 채소나 과일류는 줄여야 한다. 유산균류를 섭취하면 잦은 설사 예방에 도움이 된다. 식사일기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마른 사람은 대체로 장이 예민해 주변환경, 음식, 감정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식사를 기록하면서 내 몸에 맞는 음식들을 찾는다면 체중을 서서히 늘릴 수 있다. 정기적으로 끼니를 걸러 마른 경우도 있다. 세끼를 다 챙겨 먹게 되면 열량 섭취가 30% 늘어 체중 증가가 더 쉬워진다.

마른 몸매는 비만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덜 알려졌다. 그러나 체중이 적으면 큰 병은 없더라도 잔병치레가 잦고, 온 몸 여기저기 통증이 있거나 어지러움, 소화불량 등을 겪을 수 있다. 미관상의 이유와 TV, SNS 영향으로 남녀노소 마른 몸매를 추구하지만 무조건 마른 것보다는 건강하고 내실 있는 몸매를 가꾸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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