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현실적 수가로 근골격계 필수의료 미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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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현실적 수가로 근골격계 필수의료 미래 없다"

  • 최수연 기자
  • 승인 2023.05.30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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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사지골절정복술 수가 50만원대...미국의 1/10 수준
정형외과학회, 전문의 수술 포기 현상 심화...병원도 투자 어려워 “토로”
(왼쪽부터) 이준규 총무이사, 이재철 홍보위원장, 정홍근 이사장, 한승범 보험위원장
(왼쪽부터) 이준규 총무이사, 이재철 홍보위원장, 정홍근 이사장, 한승범 보험위원장

“미국이나 일본, 호주 대비 1/10, 1/5 수준의 우리나라 정형외과 수술 수가의 획기적인 개선없이는 꼭 필요한 수술조차 받지 못하는 의료 퇴보로 이어질 것이다. 지금도 전공의 가운데 정형외과를 포기하는 펠로우들이 많고, 비현실적인 수가로 수술을 포기하는 전문의들이 많다. 이는 결국 꼭 필요한 정형외과 수술을 받을 수 없는 필수의료 붕괴로 이어질 것이다”

오늘(30일) 오전 열린 대한정형외과학회 기자간담회에서 한승범 학회 보험위원장(고대의대)은 정형외과 전문의 수술 기피 현상에 대해 이같이 경고하고 “이의 해결 방안은 현실적인 수술 수가”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국 대비 비현실적으로 책정된 국내의 정형외과 수술 수가를 제시했다. 한 위원장에 따르면 우리나라 견봉 및 회전근개 파열 수술(시술료) 수가는 40만원대로 미국(146만원), 일본(264만원), 호주(317만원) 대비 낮았다. 특히 사지골절정복술의 경우 50만원대로, 미국(500만원대), 일본(300만원대)보다 턱없이 낮았다. 이외에도 골수염, 인공관절 치환술 등 주요 수술 수가 모두 이들 국가의 절반에 불과했다.

한승범 위원장은 이러한 비현실적인 수가 책정은 인건비, 장비비, 재료비, 간접진료비용, 위험도, 정책점수 등이 모두 포함된 상대가치점수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제로섬 게임인 상대가치의 틀을 깨는 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정부 지원의 확대를 요구했다.

한 위원장은 “수술 행위와 재료 비용이 충분히 인정되지 않는 비현실적 급여 기준으로 인해 정형외과는 수술할수록 적자가 발생하는 모순적인 구조”라며 “이로 인해 정형외과 전문의들의 수술 포기 현상은 심화되고, 병원에서도 신규 장비 및 교수 충원 등의 투자를 이어가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거듭 토로했다.

이어 “수술 전문 전임의를 목표로 하는 전공의 역시 줄고 있어 근골격계 필수 의료의 미래가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국민에 필요한 근골격계 수술적 치료를 정형외과 전문의에게 적기에 받을 수 있는 의료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형외과 수술 수가를 현실화하고 산정 불가 재료의 실가격 보상, 80세 이상 내과 질환 동반 환자 수술에 대한 전문 진료질병군 지정 등을 통해 의료비 왜곡 현상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최근 코로나19 종식 선언과 함께 확대된 외부 활동으로 증가하고 있는 외상 통증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대한정형외과학회 이재철 홍보위원장(순천향의대)은 “최근 레저, 스포츠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며 무릎 관절 손상 환자도 증가하는 추세”라며 “무릎 손상은 관절 염좌, 십자인대 파열, 반월상 연골판 파열 등 원인 질환도 매우 다양한데, 적절한 치료가 늦어질 경우 인대 및 관절 손상이 심화되거나 관절염과 같은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어 손상 초기부터 원인을 정확히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릎에 통증이 나타나면 방치하지 말고 정형외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체계적인 검사와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급성기 발목 통증 환자는 조기에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그에 맞는 전문적 치료와 재활을 시작하면 비수술적 치료로 충분히 회복 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깁스 및 보조기로 고정하며 경과를 지켜보다 정형외과 전문의의 판단에 따라 기능적 운동치료나 적절한 수술적 치료를 필요로 할 수 있으나, 적기의 치료를 놓칠 경우 추후 심한 동통성 발목 질환 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홍근 대한정형외과학회 이사장(건국대병원)은 “적절한 정형외과 치료를 통해 국민들의 정상적인 보행과 경제력을 앗아가는 심각한 근골격계 질환을 조기에 예방할 수 있도록 올해는 무릎 및 발목 통증의 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 과정과 치료에 관한 의미 있는 건강 정보를 전달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정형외과는 필수 의료라 할 수 있는 국민들의 근골격계 건강을 책임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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