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루푸스 치료제 환자에겐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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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루푸스 치료제 환자에겐 그림의 떡"

  • 최수연 기자
  • 승인 2023.05.2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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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석 류마티스학회 이사장, 급여기준 완화로 희귀난치질환자 혜택 늘려야
이신석 이사장
이신석 이사장

“국내 유일 루푸스 치료제 벨리무맙(상품명 벤리스타)의 엄격한 급여기준으로, 치료 기회가 매우 제한적인 루푸스 환자에서 삶의 질 향상과 재정 지출에 많은 부담이 되고 있다. 국내 희귀난치성 질환자들을 위한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한류마티스학회 이신석 이사장(전남의대)은 지난 17일 열린 ‘LUPUS & KCR 2023 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루푸스 환자에 있어 유일한 치료제인 ‘벨리무맙’의 타이트한 급여기준을 지적했다.

벨리무맙은 유일하게 전신홍반루푸스(이하 루푸스)만으로 적응증을 승인받은 최초의 생물학적 표적치료제다. 2011년 FDA 승인을 받으며 스테로이드 이후 60년 만에 출시된 신약으로 주목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2013년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받았고, 7년이 지난 2021년 2월 건강보험 약제 급여 목록에 등재됐다.

급여 적용기준은 표준요법(코르티코스테로이드, 항말라리아약, 면역억제제 단독 또는 병용투여)으로 3개월 이상 치료 중인 자가항체 양성인 활동성 전신홍반루푸스 만 18세 이상 성인 환자 중 ▲SELENA-SLEDAI 10 이상 ▲항dsDNA항체 양성 ▲낮은 보체(C3 또는 C4)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경우 인정된다.

이신석 이사장은 “SELENA-SLEDAI 10 이상은 루프스 활성도 지표를 나타내는 기준이 10점을 넘어야 가능하다는 말이다. 현재 국내 루푸스 환자는 2만~3만명으로, 이들 가운데 이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는 1~2%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급여기준이 너무 타이트하다. 건강보험 적용기준 완화로 치료가 유일한 약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환자들을 늘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루푸스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신체를 지켜주는 면역세포가 외부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아닌 자신의 건강한 장기나 조직, 세포를 공격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된 염증 반응은 피부, 관절, 폐, 심장, 신장, 뇌신경계, 혈관, 망막 등 다양한 신체 기관에서 발생하며, 이는 곧 망막 손상, 골다공증, 혈전, 심장 또는 신장 질환 등의 장기 손상으로 이어진다.

벨리무맙 출시 전까지 치료법은 딱히 없었다. 염증을 줄이고 활성화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전부다. 따라서 증상을 줄이고 발적을 예방하며 신체 기관과 조직의 손상 제한에 중점을 둔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가 사용되고 있다.

이신석 이사장은 “결국 루푸스 환자들의 첫 치료는 스테로이드인데 전체 환자의 10~20%만이 효과를 보고 있다. 스테로이드의 장기간 사용은 부작용이 많고, 면역억제제들도 루푸스가 아닌 다른 질환에서 가져온 약물인 만큼 효과가 정확하지 않다. 치료에 확실한 약물이 출시됐음에도 환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사용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FDA에서 허가한 루푸스 치료제는 벨리무맙(Belimumab) 외에도 보클로스포린(Voclosporin), 아니프롤루맙(anifrolumab)이 있다”면서 “이들 약제들도 하루빨리 국내에 도입될 수 있도록 국가가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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