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잘되라고 그러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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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잘되라고 그러는 거지!"
  • 유희정
  • 승인 2022.09.26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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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되기를 바란다면 도움을 주면 된다.

A씨는 밖에만 나가면 머리가 하애진다. 주민센터에 가야한다면 버스를 어떻게 타고 주민센터에 들어가면 누구에게 어떻게 말을 하고 어떻게 행동해야지 하는 것들을 구체적으로 생각한다. 그렇게 여러번 본인이 해야할 시뮬레이션을 그리고서 집 밖을 나서지만 막상 주민센터에 들어서게 되면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 

여러 번 반복하고 무슨 말을 할 것인지를 생각했음에도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A씨는 가능한 밖을 나가지 않는다. 집안에서는, 가까운 친구들 과의 관계에서는 문제가 없고 본인 나름대로 잘 해결하면서 생활하지만 낯선 환경이 되면 무능한 사람이 되고 만다. 

그런 그가 누군가 본인을 쳐다보거나 지적을 받는 상황이 되면 두려움이 생긴다고 한다. 주민센터에 가서도 내가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누군가 지켜보면서 잘못을 지적하지 않을까하는 불안감이 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밖에 나가면 긴장이 되고 위축이 되어 어떻게 말하고 행동해야 할 지 깜깜해진다. 

A씨는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에 의한 처벌을 받았다. 때리는 것은 물론, 심할 경우 어린 A씨가 감당하기 어려운 학대로 있었다. 그런 그에게 어머니가 항상 하는 말이 '너 잘되라고 그러는 거야'였다. 네가 밖에 나가서 잘못을 하면 다른 사람들이 너에게 욕을 할 것이기 때문에 어머니가 먼저 잘못을 지적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그런 어머니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었다. 어머니가 그를 때리지 않으면 더이상 어머니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슬프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A씨가 생각했던 대로 어머니가 자식 사랑하는 마음에, 다른 사람에게도 실수하지 않고 사랑받도록 체벌을 가했을 지 모르겠다. 하지만 어머니의 바램과 다르게 그는 사회적인 기능이 부족할 사람이 되었다. 실수할까봐 조심하고 두려워하는 행동과 마음이 강화되어 밖에 나가면 머리가 하애지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그는 사회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했다. 

나의 아들과 딸이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기를 바라는 것은 부모라면 누구나 소망하는 것이다. 그래서 여러 가지 방식으로 훈육을 한다. 그러나 단호함이 지나쳐 역효과가 날 수 있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A씨가 잘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겠지만 도리어 그는 사회생활을 걱정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래도 A씨는 어머니가 본인을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너 잘되라고 하는 거야'라는 말이 진심일 수 있겠지만 혹시 부모 자신에 대한 불안과 걱정때문에 그런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부모 본인이 다른 사람에게 잘못을 지적받았던 상황이 많았던 것은 아닌지, 자신의 부모에게 본인도 똑같이 지적을 받았던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상대방이 잘되기를 바란다면 관심을 가지고 못하는 부분에 대한 도움을 주면 된다.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상담심리사 유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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