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소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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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소통하고 싶다"
  • 유희정
  • 승인 2022.09.0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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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이 중독을 만든다.

핸드폰 중독이에요. 중독된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걱정이 많이 되네요. 할 수 있을까요?”

 

한 내담자는 핸드폰을 거의 손에서 놓지 않는다고 했다. 잠잘 때를 제외하고는. 그런데 이런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해낼 수 있는지도 자신이 없다고 했다.

핸드폰을 강제적으로 사용하지 않게 되는 상황을 만들어야 하지만 그러기는 어렵기 때문에 지속 상담이 필요했다.

내담자는 소위 모범생이었다. 초등학교 때도 중학교 때도 학교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며 공부도 학교생활도 열심히 하는 학생이었다. 하지만 공부만 열심이었는지 교우관계가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고 본인의 이야기로는 친구들도 별로 없었다고 한다.

그의 아버지나 어머니도 그의 친구가 되어주지 못했다. 아버지는 외지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어 한 달에 한번 정도 집에 오는 사람이었고 어머니는 교회생활에 열심이었다. 형제가 없었던 그는 집에 홀로 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어머니에게 고민 이야기를 하면 기도를 열심히 하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의사소통에서 단절되었던 상황이 많았고 그로 인해 의사소통 기술이 부족할 수 있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그런 그가 우연히 핸드폰을 통해 영상을 보게 되었고 그 영상을 보면서 사람들이 댓글도 달고 답도 하는 모습이 신기하게 느껴졌다고 한다. 사람들이 서로 이야기하는 모습이 재미가 있고 활발하게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 호기심에서 영상을 보게 된 것이 어느 순간 잠을 자지 않고 영상을 보게 되었고 급기야는 학교생활도 힘든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다. 서서히 핸드폰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힘든 상황이 되었고 몇 년의 시간을 그렇게 보내고 있는 중이다.

중독과 관련되어서는 도박중독, 인터넷중독, 알콜중독 등 다양하다. 하지만 중독이라고 진단을 내리는 경우에는 기간이나 생활상의 문제 등 기준이 충족되어야 한다. 한번 중독에 빠지게 되면 그 상황에서 나오기가 쉽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본인이 중독되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내담자의 경우에는 본인이 중독되었다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에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 그래도 본인이 스스로 핸드폰 사용을 조절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결핍이 중독을 만들었을 것이다. 내담자도 소통하고 싶다는 결핍이 핸드폰 중독으로 이어졌다. 결핍이 있다고 해서 누구나 중독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내담자도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한 친구라도 있었다면, 내담자의 이야기를 어머니가 조금이라도 들어주었다면, 한 달에 한번 오는 아버지가 내담자의 안부를 물어주었다면 내담자도 결핍을 해소할 통로가 있지 않았을까.

 

                                                                                                                      상담심리사 유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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