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적정 수준 이하 체중은 수술 예후 "불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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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 적정 수준 이하 체중은 수술 예후 "불량"

  • 나정란 기자
  • 승인 2022.08.3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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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과 밀접한 여성암은 '비만의 역설' 해당되지 않아 ‘주의’

비만은 그 자체가 질환이면서 다른 질환의 원인이 되는 건 분명하지만, 일부 질환에서 치료에 도움을 준다는 뜻에서 '비만의 역설'로 불린다. 관상동맥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 만성신부전 등의 수술은 비만 환자 예후가 더 양호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비만은 암 수술 후 사망위험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서울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이종환·박정찬, 순환기내과 이승화 교수 연구팀은 2010년 3월부터 2019년 12월 사이 수술받은 암환자 8만7567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비만 환자의 암수술 후 사망위험이 정상 체중이거나 마른 환자보다 낮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들 환자를 체질량지수(BMI)에 따라 18.5미만인 경우 저체중(2787명, 3.2%), 18.5 이상 25 미만은 정상 체중(5만 3980명, 61.6%), 25 이상은 비만(3만 800명, 35.2%)으로 나누고 환자들의 수술 후 사망위험을 비교했다.

수술 후 3년 내 사망환자는 전체 환자의 6.4%인 5620명으로, BMI만 놓고 봤을 때 비만 환자의 사망위험이 가장 낮았다. 비만 환자의 경우 사망위험이 정상체중 환자 보다 31% 낮게 평가됐고, 저체중 환자 대비 62%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BMI가 30이 넘는 환자만 따로 추렸을 때 이들은 정상 체중 환자 대비 43% 낮았다.

암의 재발 위험 역시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비만 환자의 경우 재발 위험이 정상 체중 대비 19%, 저체중 환자와 비교하면 16% 줄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체력적 부담이 큰 암수술의 경우 비만한 환자가 정상체중이나 저체중 환자보다 상대적으로 기력 회복에 용이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비만 환자에서 보이는 우월한 수술 후 염증 반응 억제 능력도 환자 예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추론했다. 아울러, 비만 환자의 경우 여러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각종 검사와 검진을 자주 받아 암을 상대적으로 빨리 발견할 수 있었던 것도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주관한 이종환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암종과 병기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분석한 결과로 향후 보다 정교한 연구가 이어져야 비만의 영향을 정확히 평가 내릴 수 있다"면서도 "수술을 앞둔 암환자의 체중이 적정 수준 이하라면 상대적으로 예후가 불량하다는 걸 입증한 만큼 환자와 의료진 모두 주의 깊게 살펴보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결과가 비만이 암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낙관하는 결론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고 지적하고 “비만에 따른 호르몬과 밀접한 유방암이나 부인암과 같은 여성암은 비만의 역설이 해당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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