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대량의 종양 변이의 기능을 한 번에 분석해 암세포 생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종양 변이 확인 방법을 개발했다. 이 성과는 암 유발 종양 변이를 빠르게 확인하고 치료할 수 있는 전환점으로 환자 맞춤형 암 치료 가능성이 기대된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김형범(IBS 나노의학연구단 연구위원)·김영광 교수, 이승호 기초 전공의는 염기변환 유전자가위(Base editor)로 수만 개의 종양 변이를 정상 세포에 일대일로 도입하고 한 번에 평가해 암을 만드는 종양 변이를 특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연구결과는 생명공학 분야 신기술을 발표하는 세계적 저널인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 IF 54.908) 최신 호에 게재됐다.
이들 교수팀은 정상 세포에 종양 변이(염기서열+염기변환 유전자가위)를 대량으로 도입하는 기술을 개발, 약 3만 개의 종양 변이를 한 번에 평가해 암을 유발하는 변이를 특정할 수 있도록 했다. 염기변환 유전자가위는 표적 종양 변이만을 타깃으로 분석하기에 종양 변이의 기능을 기존보다 더 정확히 평가할 수 있다.
교수팀은 암 생성을 유도하는 변이를 평가하기 위해 유전자 편집 기술인 염기변환 유전자가위로 세포 하나에 변이를 하나씩 도입한 뒤 세포의 성장을 가장 많이 촉진하는 변이를 대용량 유전자 분석기술인 시퀀싱(sequencing) 기술로 관찰했다. 그 결과, 세포의 성장을 크게 촉진하는 즉 암 생성에 관여하는 종양 변이 약 170개를 확인했다.
또 종양 변이를 세포에 대량으로 도입 방법을 기반으로 폐암 환자에 사용하는 항암제 아파티닙에 내성을 보이는 종양 변이도 대량으로 확인했다. 이 기술은 향후 새로운 항암제를 만들 때도 사용할 수 있어, 신약 완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표피생장인자 종양 변이(T790M)는 아파티닙에 내성을 보이며 폐암 세포를 활성시키는 변이로 잘 알려져 있다. 교수팀은 표피생장인자(EGF)와 관련된 종양 변이를 생성한 뒤 정상 세포와 일대일로 대량 도입하고 아파티닙을 투여해 세포 수의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표피생장인자 돌연변이(T790M)가 있는 세포는 아파티닙 투여에도 불구하고 활발한 증식을 재확인함으로써 발굴법의 효용성을 입증했다.
김형범 교수는 “대량의 종양 변이 기능을 한 번에 평가해 암으로 이어지는 종양 변이를 구분할 수 있게 됐다. 이를 기반으로 종양 변이 치료제 개발에 더욱 힘을 실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영광 교수는 “이번 연구로 항암제에 내성을 유발하는 종양 변이를 확인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항암제에 내성을 보이는 종양 변이를 쉽게 찾아낼 수 있는 기술로서 향후 항암제를 개발할 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승호 기초 전공의는 “대량의 종양 변이 기능 평가 기술을 개발하면서 환자 개인의 유전체 정보를 치료에 활용하는 맞춤 의료에 한 걸음 나아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