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성 탈모, 자가진단법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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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성 탈모, 자가진단법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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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3.1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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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머리 양쪽 끝 헤어라인 변화, 뒷머리·정수리 모발 두께감 비교
허식 일산백병원 피부과 교수

탈모는 유전된다. 일란성쌍생아에서 80~90% 이상 탈모가 동시에 발생하는 것을 볼 때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탈모 유전 양상은 명확하지 않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특히 아버지나 남성 형제가 탈모일 때 가장 위험하다. 탈모는 흔히 격세유전(한 세대 걸러 유전)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보다는 상염색체우성유전 가능성이 높다.

유전성 탈모는 대부분 앞머리(전두부)와 정수리(두정부)의 머리카락이 빠진다. 빠지는 모양에 따라 ‘남성형 탈모’와 ‘여성형 탈모’로 나눈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앞머리의 양쪽 끝 이마선이 점점 후퇴하면서 정수리 변화가 동반되는 형태의 탈모가 남성형 탈모다. 앞머리의 헤어라인은 유지되나 정수리나 가르마선이 점점 넓어지는 형태는 ‘여성형 탈모’로 보면 된다. 여성 탈모 환자는 대부분 여성형 탈모며, 남성 환자의 일부에서도 여성형 탈모가 나타난다.

유전성 탈모는 모낭의 소형화가 가장 큰 특징이다. 머리가 우수수 빠지기보다는 모발이 점점 가늘어지고, 길이 성장을 하지 못해 모발 밀도가 감소한다. 유전성 탈모는 사춘기 이후 언제든지 발생 가능하지만, 대부분 20대 중반쯤 시작한다.

◆ 탈모 원인 ‘유전·남성호르몬’

유전성 탈모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유전과 남성호르몬(안드로겐)이다. 유전성 탈모의 유전 방식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여러 유전자가 탈모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조기 탈모는 안드로겐 수용체 유전자가 영향을 준다. 남성 탈모에서는 안드로겐 중 테스토스테론 호르몬이 모낭의 5알파 환원효소(5α-reductase)와 결합,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 호르몬으로 전환돼 탈모를 일으킨다.

여성 탈모에서도 유전과 안드로겐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남성과 다른 안드로겐이 여성 탈모에 영향을 미친다. 갱년기에서 여성호르몬 감소가 상대적으로 안드로겐이 높아진 것과 같은 효과를 보여 탈모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이 탈모에 가장 중요한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는 가운데 현재 사용되는 치료제들은 5알파 환원효소에 작용해 치료 효과를 나타낸다.

◆ 유전성 탈모 자가 진단법

유전성 탈모의 ‘자가진단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우선 앞머리 헤어라인의 변화가 있는지 확인해보자. 이전과 비교해 양쪽 끝의 헤어라인이 후퇴하고 있다면 유전성 탈모를 의심할 수 있다. 또 머리 뒷부분(후두부) 모발을 한쪽 손으로 잡고, 다른 한쪽 손으로는 정수리 모발을 잡아 두께감에 차이가 있는지 확인한다.

여성에서는 정수리 쪽 보다 앞머리 가르마선이 점점 넓어지는 양상을 보일 때 탈모를 의심할 수 있다. 탈모가 상당히 진행된 환자에서도 머리 뒷부분 모발은 큰 변화가 없다. 머리 뒷부분 모발은 안드로겐의 영향을 받지 않아 평생 거의 변하지 않기 때문에 머리 뒷부분 모발을 기준으로 삼아 다른 부위의 모발 두께가 변했는지 비교하면 탈모가 시작됐는지 예측해볼 수 있다.

◆ 유전성 탈모 치료...남성 ‘경구약제·국소도포제’ 혼용 사용 치료 효과 높아

유전성 탈모의 대표적인 치료법은 ‘경구약제’와 ‘국소도포제’다. 경구약제로는 피나스테리드(finasteride)와 두타스테리드(dutasteride)가 있다. 이들 약제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활성형인 디하이드론테스토스테론으로 변환하는 5알파 환원효소(5α-reductase)에 결합, 이 과정을 차단한다.

경구치료제는 보통 3~4개월 이상 복용해야 스스로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대개 1년에서 1년 반 정도까지 모발이 증가한다. 이후에는 보통 좋아진 머리상태가 유지된다. 남성 호르몬의 활성형을 차단해 △성욕감퇴 △사정량 감소 △발기 강직도 감소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투약을 중지하면 부작용은 대부분 사라진다. 이런 부작용은 보통 젊은 환자보다 나이가 든 환자에서 더 흔하다. 여성은 태아 기형 가능성이 있어 가임기 여성은 복용하거나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남성은 약제를 복용하면서 아이를 갖더라고 영향이 크게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소도포제로는 미녹시딜(minoxidil)을 사용한다. 미녹시딜은 처음에는 고혈압 치료를 위한 경구제로 개발된 약이다. 부작용으로 다모증이 발생해 제형을 국소도포제로 변경해 탈모치료제로 사용된 약이다. 아직 정확한 치료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모발주위 혈관을 확장해 모발 성장인자를 분비해 증상을 개선한다.

보통 사용한 지 4~6주 정도 지난 후 일시적으로 머리가 많이 빠지는 쉐딩 현상(shedding)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는 퇴행기 모발이 생장기 모발로 변하면서 나타나는 긍정적인 현상이다. 특별한 추가적인 치료 없이 1~2주 후면 사라진다.

부작용으로 일부 환자에서 두피의 가려움증이나 따가움을 느낄 수 있다. 약제 자체의 부작용이라기보다는 미녹시딜을 녹이기 위해 사용하는 프로필렌글리콜(propylene glycol) 자극 때문이다. 국소도포제가 피부로 흡수되는 양은 무척 적기 때문에 혈압에는 영향이 없다.

남성에서는 국소도포제와 경구약제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 특히 정수리 부분은 어느 정도 증상이 진행된 후에 치료를 시작해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앞머리 헤어라인은 치료해도 원래의 굵고 긴 머리카락으로 회복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앞머리에 변화가 있는 경우 일찍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여성에서는 경구약제가 태아기형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폐경이 되기 전까지는 국소도포제가 주된 치료방법이다. 폐경 이후에는 여성 탈모 환자도 경구 약제를 사용할 수 있으나, 호르몬 체계가 남성과 달라 남성 환자와 같은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또 개개인에 따른 치료 효과 차이가 크다.

그밖에 메조치료, 혈소판풍부혈장(platelet rich plasma, PRP)치료, 저출력레이저 치료 등도 치료에 사용되고 있으나 아직은 치료효과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 탈모 예방법 ‘앞머리 탈모, 예방적 약제 복용 · 1일 1회 샴푸 권장’

탈모 증상이 크게 없어도 예방적으로 약제 복용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탈모 약은 장기복용 시 부작용이 심한 약은 아니므로 일찍 복용해도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유전성 탈모가 누가 얼마나 심하게 나타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현재 시점에서 탈모로 진단됐어도 증상이 얼마나 빠르게 악화되는 지 알 수 없다. 20대 초에 탈모 증상이 경미하게 나타나더라도 30대까지도 거의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

경구 약제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 예방적으로 사용하기보다는 증상이 발현된 후부터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앞머리(전두부)의 탈모증상은 치료약을 사용하더라도 큰 변화를 주지 못하는 만큼 전두부의 탈모가 진행 중인 사람은 현재의 헤어스타일을 유지하길 원한다면 치료약을 조금 일찍 사용하는 것을 권한다.

이외 건강한 모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머리를 감는 것이 좋다. 두피에 쌓인 노폐물을 제거하고, 이미 죽은 머리를 탈락시켜 건강한 모공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또 머리에 영양공급을 위해 비오틴 등의 비타민 복용도 도움이 된다. 그밖에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하고 견과류 지속적인 섭취 등도 건강한 모발에 도움을 주는 습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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